에디슨이 어렸을 때, 헛간에 앉아 달걀을 품고 있었던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일화다.
“얘, 에디슨, 뭐하고 있니?” “이렇게 달걀을 품고 있으면 병아리가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지금 달걀을 품고 있는 중이에요.”

초등학교 시절에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만 해도 모든 친구들, 선생님까지도 웃었다.
“암탉이 알을 품어야지, 어떻게 사람이 품어서 병아리를 깨나?”하고, 바보라며 비웃으며 박장대소를 했다. 상식적으로는 그 당시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암탉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깨는 이야기는 옛이야기가 되어버렸고, 병아리는 부화장에서 사람의 손에 의해 깨어난다.  이렇듯 발명의 세계에서는 엉뚱하고, 바보 같은 생각들이 시발점이 되어 발명을 하게 한다.

‘왜 2 더하기 2는 4지?’
‘우리 손으로 비가 오게 할 수는 없을까?’
‘왜? 하기 싫은 덧셈 뺄셈을 해야 하지?’
‘불은 왜 뜨겁지?’
때로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논리와 정답을 쉬게 하고, 바보 같은 생각을 하여 어떤 엉터리 같은 아이디어라도 착상해 낼 수 있는지 시도해 보면 어떨까?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어리석고 엉뚱한 생각과 행동이 뜻밖의 훌륭한 아이디어와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 천재와 바보로 불리는 것은 시간 차이일 수도 있다.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듯 캡슐을 타고, 우리 인체 내의 여행을 하면 어떨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바보라고 놀림을 당했겠지만 지금은 가능하지 않은가. 바보 같은 생각과 행동이 곧 천재적인 아이디어와 행동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재가 되기 위한 바보 노릇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오래 전, 잘 나가는 가방 메이커 중에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쌈지’가 있었다.
‘쌈지’의 사장이 성공을 하게 된 동기는 ‘남과 다르게’라는 점에 있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에도 패션, 하는 일 등 무엇이건 남과 같은 것은 배제하고, 남들이 볼 때는 엉뚱하고 괴짜 같은 그리고 청개구리처럼 행동했다.

예를 들면 의상도 윗도리는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단정히 멘 정장 스타일이면 아랫도리는 청바지를 입고, 윗도리가 헐렁하면 바지는 정장으로 차려 입고…
그러다보니 무엇이든 남과 다른 것을 찾게 되었고, ‘쌈지’라는 가방의 메이커에서 느낄 수 있듯이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독창적이며 순수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다 보니 성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천재를 지향하는 바보는 정상인이 잘 하지 않는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문제의 존재 그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또 정상인이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

바보는 엉터리 같은 것은 칭찬하고, 고귀한 것은 우습게보아 버리는 등 규칙을 얼버무려 버리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때 바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발명의 샘을 자극한다. 황당한 아이디어는 졸고 있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어 잠을 달아나게 하는 것처럼 규범에 얽매어 있는 사람에게 생각의 여지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너무 쉬워서 혹은 너무 가까운 곳에 있는 답을 놓치고 있을 때, 바보는 이를 지적해주고 사실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바보 같은 생각도 해보자. 이것이 발명가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할 것이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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