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만화가

‘얼음 톱’을 발명하여 훌륭한 기업인이 된 ‘마치다 세시로’. 그는 일본 우라와시의 작은 제빙 공장 사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복한 환경에서 너무 귀엽게만 자란 마치다는 결국 허영 꾼이 되어버렸다.

 

바탕은 착하고 선량한 그였지만, 허영기가 있어서 밤낮으로 노는 일에만 정신을 쏟았다. 온종일 마치다가 하는 일이란 카바레나 다방으로 친구들을 불러내 한턱을 내고 노는 일. 그리고 나면 그 모든 비용은 으레 아버지인 얼음 공장 사장의 몫이었다.

그렇게 놀면서 허송세월을 하다 보니 마치다의 나이도 어느덧 28세가 되었다. 제 또래의 젊은이들이 저마다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점점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살아간다면 나는 인간쓰레기가 될 거야. 무언가 새로운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마침내 마치다는 일본 발명학회 회장인 도요자와를 찾아가 인생 상담을 요청했다. 그런데 그의 한 마디가 마치다의 인생 전환점이 될 줄이야! 전직 교사 출신인 도요자와의 한 마디는 구제불능의 허영 꾼이던 마치다를 크게 감동시켰다.

“마치다군! 진정한 즐거움은 항상 열심히 연구하는데 있네. 스스로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나. 카바레나 다방의 향락은 물거품과 같은 걸세. 만약 진정으로 자네가 새 사람이 되고 싶다면 부친의 얼음 공장에 개선할 것이 없는가 하는 것부터 찾아보게나.”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회장님.”
마치다는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도요자와의 사무실을 나왔다. 여름이 되자 얼음공장은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갔다. 일손이 모자라 마치다까지 톱으로 얼음을 잘라야 할 형편이었다. 그는 이른 새벽부터 서너 명의 젊은 공원들과 함께 얼음을 잘랐다.

바위덩이 만큼이나 큰 얼음을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힘이 센 젊은이라도 2,3시간이면 솜처럼 몸이 나른해질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다.

‘이처럼 기계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톱으로 일일이 얼음을 자르다니 너무 원시적이다. 얼음을 자르는 기계라…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훨씬 경제적이고 편리할 텐데.’ 마치다는 스스로 얼음을 자르는 기계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날 이후 마치다는 매일 제재소를 견학하고, 그 원리를 토대로 얼음 자르는 기계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마치다는 나무를 자르는 톱의 원리를 응용한 얼음용 톱을 발명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원리는 제재소 톱과 비슷하고 단지 톱날만을 쉽게 녹이 슬지 않는 특수 강철로 바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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