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을 하려면 바보처럼 엉뚱하게, 법칙에 도전하는 일도 필요하다.‘종이는 물에 젖으면 찢어진다.’ 이것이 일종의 법칙이라고 한다면, 이 법칙 때문에 종이로는 컵이나 용기를 만들 수 없다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이 법칙을 깨고, 휴그무어는 종이로 컵을 만들어 ‘1백만 달러의 사나이’가 되었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이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발명이야말로 만인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각국의 발명가와 과학자들은 신 물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라믹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깨지지 않는 유리, 절대로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 눈에 보이지 않는 물감 등 법칙에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 가장 다양하게 주어진 곳이 발명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려고 한다면, 이제까지의 방법에서 종종 탈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케이트’는 얼음이나 눈 위에서 타는 것이 규칙이다. 그러나 미국의 플림톤은 스케이트에 바퀴를 부착시켜 ‘롤러스케이트’를 발명했고, 얼음이나 눈 위가 아닌 도로에서 스케이트를 탈수 있게 만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400년 전, 폴란드의 어느 고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초승달과 초롱초롱한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깊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멀리서부터 강기슭을 따라 작은 마차 한 대가 덜컹거리며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며칠 째, 저 언덕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하늘만 바라본다는 말이지?” 중년 남자의 물음에 하인인 듯한 사람이 대답했다. “그렇다니까요. 제가 몇 번이고, 집으로 돌아가시자고 말씀드렸지만 주인님께서는 저 언덕에만 오르면 하늘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을 마친 하인은 잠시 눈을 두리번거려 주위를 살피더니, 중년 남자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어느 날, 주인님께서 제게 갑자기 물으셨어요. ‘너는 저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생각하니?’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중년 남자의 눈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하인은 말을 이었다. “저는 그 때, ‘주인님이 미쳤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는 아침이면 동쪽에서 떠서 저녁이면 서쪽으로 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해가 지구의 주위를 돈다는 것은 아이들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하고 대답했지요.

그랬더니 주인님께서 “아니야, 그 반대야. 이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일 년에 한 번씩 도는 거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중년남자의 얼굴 위를 어둠이 스쳐갔다.  하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의 친구는 성직자들에 의해 ‘악마’로 몰려 화형을 당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 마차는 강기슭을 지나 넓은 공터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는 그의 친구가 여러 가지 기구들을 가지고 별자리를 관측하고 있었다.

“여보게, 코페르니쿠스!” 중년남자의 말에 며칠 째 수염을 깍지 않은 듯 덥수룩한 남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자네가 여기까지 웬일인가?”
“지금이 어느 때라고 이런 일을 하는 건가? 당장 그만 두게!” 중년 남자의 말 속에서 친구에 대한 사랑과 걱정하는 마음이 배어있었다.

“아니야, 나의 연구는 정확하다네. 분명히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어.”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가득했다.

당시 사람들은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고 믿고 있었고, 우주는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평생 천문학을 연구했던 코페르니쿠스의 연구 결과는 후세에 이르러 사실로 증명되었고, 인류에게 대혁명과도 같은 영향을 미쳤다.

위의 예에서처럼 우리는 수많은 법칙과, 규칙, 관습의 테두리에서 살고 있다.  개인은 물론, 가정, 학교,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그 모든 것들은 수없이 바뀌고 변화되어 왔다. 발명을 하려면 바로 우리가 깊이 인식하고 있는 법칙에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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