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설립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중소기업 홈쇼핑 채널 도입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중소기업들은 적극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요구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기존 TV홈쇼핑의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6년간 홈쇼핑을 통해 관상식물을 판매했던 (주)준아트팜 박순천 대표는 “홈쇼핑 담당 바이어와 임원까지 판매수수료 조건을 31%로 협의했으나, 방송 이틀전에 43%로 대폭 인상했다”면서 “방송을 중단할 경우 회사피해가 너무 커 울며 겨자 먹기로 홈쇼핑사의 요구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준아트팜은 방송할수록 적자가 나자 약 4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방송을 중단했다.

 “홈쇼핑을 통해 이익을 보는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통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알리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어쩔 수 없이 홈쇼핑에 매달린다”는 게 중소기업들의 의견이다.

 중소기업들은 홈쇼핑 문제점으로 과다한 수수료와 정액 수수료제, 재고부담 등을 꼽는다. 전문가들도 “대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TV홈쇼핑시장의 독과점은 우려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섭 남서울대 유통학과 교수가 TV홈쇼핑에서 상품을 판매한 중소기업 110개사를 조사한 결과, TV홈쇼핑 실제 판매수수료는 56.06%에 이르렀다.

 이는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제출 자료의 34%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로, 백화점 판매수수료 28%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한 대부분 불공정한 프로모션을 받거나 자사브랜드보다 유명 브랜드를 부착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들 중소기업 89.1%는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에 찬성했다.

 최 교수는 “자본금 300억∼500억원의 5대 홈쇼핑이 회사별로 매년 500억∼800억원씩 막대한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는데 이는 대기업 홈쇼핑의 독과점적 지배구조에서 중소기업에 과다한 판매수수료와 부당한 거래조건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중소기업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TV홈쇼핑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숭실대학교 박주영 교수는 “손익분기점 수준의 최저 판매수수료로 운영하고 중소기업제품만 100% 취급 판매해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홈쇼핑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청 이병권 과장은 “공익적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채널은 중소기업제품만 100% 취급하고, 30%이내의 저렴한 판매 수수료로 이익을 최소화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환원하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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