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고자 원한다면, 먼저 이미 나와 있는 기존의 제품들을 살펴보는 것도 아이디어 착상의 좋은 시발점이 될 것이다.

46세까지 보험회사 외판원이었던 미국의 워터 맨은 보험 실적이 부진하여 좀처럼 가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한 달에 한 두건의 계약이 고작이었던 그에게 고객과의 계약은 그야말로 소중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모처럼 큰 계약이 이루어져 서명을 하려는 순간, 잉크 한 방울이 뚝 떨어져 계약서를 망쳐놓았다.

“아니! 왠지 불길한 생각이 드는군요. 이 계약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
계약자는 그것이 불길한 징조라며 다된 계약을 취소해 버렸다.  당시의 펜촉 모양은 펜촉 가운데 구멍이 없고  1 자로 갈라놓은 모양과 같았기 때문에 잉크가 곧잘 떨어지곤 했다.

“네? 뭐라고요?” 워터 맨은 그것이 너무나 분하고 억울하여 보험회사를 그만두고, 잉크가 떨어지지 않는 펜촉을 발명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수많은 펜촉을 사다가 가위와 줄을 이용하여 새로운 모양의 펜촉을 만들어 보았다.

그러나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펜촉의 가운데에 홈을 내고 구멍을 뚫은 펜촉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 펜촉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글씨가 훨씬 잘 써지고, 잉크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즉시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특허품 펜촉을 아내와 함께 만들어 문구점에 판매를 의뢰했다. 그의 펜촉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는 이 발명으로 백만장자기 되었고, 당시 대통령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워터 맨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일본 최대 전기제품업체 마쓰시타그룹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한 발명가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친이 사업에 실패하자 학업을 중단하고 오사카에서 견습 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화로가게, 자전거포, 전구 회사 등에서 10여 년간 일한 끝에 2평짜리 점포를 마련하면서 그의 발명은 시작되었다. 

어느 날, 마쓰시타는 자신의 점포에 진열된 소켓을 보고 있었다.

‘이 소켓을 쌍 소켓으로 만들면 매우 편리하겠구나!’ 그는 떠오른 아이디어를 즉시 실행에 옮겼다. 그의 쌍 소켓은 일본은 물론 전 세계로  팔려나갔다.

그는 또 세발 달린 휴대용 라디오, 직입 식 코드, 자명종이 붙은 세탁기 등 수많은 발명품을 선보였는데, 하나같이 히트했다. 어떤 물건이든 그의 손만 거치면 새롭게 개량되어 실용신안등록출원이 가능했다.

‘마네’라는 말은 일본어로 ‘모방’이라는 뜻이 담겨있는데, 마쓰시타는 모방을 천재적으로 잘한다 해서 ‘마네시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모방’이라는 말은 우리 정서에는 그다지 좋은 뜻으로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곧 모방의 연속이었다.

‘모방하지 못하는 자는 창조도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것을 흉내 내려 애쓰다 보면 독창적인 생각과 함께 개선하려는 힘이 모아져 창조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선생님을 따라 배우던 발레리나가 후에 더 창작을 잘하는 무용수가 되고, 유치원에서 선생님의 행동을 잘 따라 하는 아이가 더 창의력이 성장하는 것도 좋은 예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무조건적으로 모방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인기에 편승하여 똑같은 것만 만드는 것은 패망의 지름길이다. 모방을 하되, 본래의 것에 새로운 것을 덧씌워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본이 강대국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발명을 위해 옛것에 덧붙이면 좋을 아이디어를 찾아보라.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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