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글쓰기, 고전에서 답 찾다
<자서전>은 궤적을 좇는다. 이 책의 지은이는 오늘날 더욱 급증하고 있는 자기표현의 글쓰기가 지닌 진정한 의미와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했다. 그래서 지난 수천 년간 역사 속에서 등장해 온 ‘위대한 자서전’을 찾아 기나긴 여정에 오른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 자서전이란 형태로 자기를 표현하고자 했던 서양의 대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인간이 ‘나’를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에서 ‘자기에 대한 글쓰기’는 회고록, 내면 일기, 자기 묘사의 글쓰기, 자전적 소설, 오토 픽션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자서전은 가장 대표적인 ‘자기에 대한 글쓰기’의 한 형태로 꼽힌다. 하지만 자서전은 갖가지 비평 연구와 풍부한 작품 사례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문학에 속하지 못하는 ‘하위 문학’으로 평가절하해 왔다.
실제로 자서전 장르는 하나의 명확한 기준으로 정의하는 데 어려운 지점을 다수 떠안고 있다. 작가가 자신의 삶 전체를 포착해 그것을 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서술한 사실의 진정성을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서전의 정체를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에 대한 글쓰기’ 그리고 자서전의 진정한 의미를 밝혀내야만 오늘날 가장 흔하게 행해지는 글쓰기의 한 형태가 지닌 가치와 현재성을 알아낼 수 있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