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리어 키스
옮긴이 김희정
펴낸곳 부키
1만5000원
지은이 리어 키스는 채식의 배신을 뼈저리게 경험한 인물. 종교처럼 믿고 실천한 채식주의가 실은 자기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 주범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 책은 채식주의의 주요 주장이 무지와 오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밝히고, 도덕적 정치적 영양학적 면에서 그 주장들을 논박한다.

지은이는 채식이 건강하다는 인식에도 물음을 던진다. 모르몬교인과 마사이족의 예를 들며 고기를 먹어 더 건강한 집단을 보여주는 것. 동물성 음식의 주요 기피원인인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뇌를 구성하는 필수요소며,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영양 흡수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육류 섭취는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거나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육식은 피해야 한다’와 같은 채식주의의 주장을 믿거나 공감하는 사람에겐 다소 불편한 내용일 수 있다.

실제로 출간 이후 채식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이 늘었고, 채식을 반대하고 비난한 이들은 이 책을 근거 삼아 채식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은이가 잘못된 채식을 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따른다. 예를 들어 설탕과 정제곡물처럼 가공한 식물성 식품은 건강한 음식이 아니지만, 가공해도 식물성이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채식 3개월 뒤 월경이 끊긴 지은이의 경험 역시 올바른 채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극도의 저칼로리 다이어트나 단식처럼 우리가 섭취하는 칼로리가 급격히 줄면 월경이 끊기지만, 올바른 채식을 하면 오히려 불규칙한 월경 주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채식의 배신을 폭로한 지은이는 생태환경운동가다. 단순히 채식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 육식만 아니면 환경을 보존할 수 있다는 비약적 논리에 경종을 울리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유익하다.

환경 보존을 위해 채식을 결심했다면 곡식과 채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는지, 채식이 정말 환경에 이로운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은이는 자연에서 오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난 음식을 권한다. 말 그대로 ‘신토불이’다.

저작권자 © 감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