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알렉산더 그레햄 벨이 발명한 전화는 오늘날 가장 대중화된 통신장치의 하나이다. 벨이 발명해서 실용화까지 이룬 초기의 전화기는 약 130년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금과 같은 첨단의 통신수단이 되었다.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기 얼마 전에 이미 필립 라이스라는 사람이 먼저 전화기 발명에 성공을 했었다. 그는 소리를 전류로 바꾸는 장치를 성공시킨 데 힘입어 반대로 전류의 변화를 소리로 바꾸는 장치를 만들었다.

바이올린 위의 바늘에 전선을 감아 만든 전자석을 붙이고 전류가 들어오면 그 세기에 따라 전자석이 진동하여 바늘이 바이올린에 소리를 전달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곧 동네의 어린이들을 모아 자신이 만든 장치를 실험했다.

아이들을 한방에 모아놓고 자신은 옆방에서 송화기에 대고 바이올린을 켰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모인 방의 수화기의 바이올린에서도 놀랍게도 음악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 그의 실험은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의 발명품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과학자들의 모임이나 여러 학회를 돌아다니며 라이스는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설명과 실험을 했으나 허사였다. 결국 그의 전화기는 라이스의 죽음과 함께 사장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을 무렵 엘리사 글레인과 알렉산더 그레햄 벨리라는 두 명의 전화기 발명가가 나타났다. 1847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태어난 벨은 음성학자인 조부와 부친한테 많은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1871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벨 역시 보스턴대학에서 음성생리학을 가르쳤고 동시에 전기통신에 흥미를 가져 전화기 실험을 시작했다.

벨은 여러 면에서 매우 행운아였다. 농아학교를 경영하면서 알게 된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 실험실과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연구의 어려움으로 자신을 잃고 포기하려 할 때마다 미국 제일의 전기학자인 헨리가 그를 격려하며 친절히 도와주었다.

벨은 전기기구 숙련공 윗슨과 함께 실망과 희망을 되풀이하여 느끼며 기계의 조립과 분해를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우연히 벨은 눈앞의 진동판이 소리를 내며 진동하는 것을 보았다. 깜짝 놀란 벨은 진동판이 연결된 옆방의 윗슨에게 뛰어갔다.

“자네, 지금 뭘 했지?” “왜, 그러시죠?”
“수화기가 갑자기 소리를 내며 진동했네.”
“저는 단지 전동 판이 전자석에 붙어 안 떨어져서 손가락으로 진동판을 두들겼을 뿐인데......”
벨은 이 일로 인해 전동판과 전자석의 연결에 따라 소리를 전류로 바꾸어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벨과 윗슨은 몇 번이고 개량을 거듭하여 마침내 전화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벨은 곧 워싱턴의 특허청에 전화기의 특허를 출원했다. 1876년 2월15일 오후 1시의 일이었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또 다른 전화기의 발명가 엘리사 글레인 역시 바로 그날 전화의 특허를 출원하러 특허청에 왔었다.

과연 누구에게 특허가 돌아갈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그러나 벨의 특허출원이 한 시간쯤 빨랐다는 특허청 접수계의 증언에 따라 3일 후 벨에게 특허가 돌아갔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고학으로 전기를 공부하여 어렵게 전화기를 발명한 엘리사 글레인은 이런 행정적 처리에 만족할 수 없었으나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후의 선전이나 사업의 면에서도 벨은 앞서 있었다.

그해 6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의 독립 100주년 기념 박람회에 벨은 전화기를 출품했다. 이곳에서 우연히 브라질 대통령의 눈에 띈 벨의 전화기는 순식간에 대회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하여 사람들 관심 밖으로 버려져 있던 전화기는 곧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 후에 벨은 협력자들과 함께 벨전화 회사를 만들었으나 곧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엘리사 글레인이 자신의 발명품을 대기업인 레스턴 유니온에 팔고, 거기에 에디슨의 발명까지 합하여 벨과의 경쟁에 나섰던 것이다.

1879년 두 회사는 협약에 의해 유니온 회사가 전화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벨전화 회사는 전신사업에 손을 뻗치지 않기로 했다. 벨은 음성이 재생되는 전화기의 발명으로 볼타 상을 받았으며, 그 기금으로 농아교육에 헌신했다. 그밖에도 그는 광선전화의 연구, 축음기의 개량, 비행기의 연구 등 많은 업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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