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일상과 로망의 조화

지은이 박하령
펴낸 곳 살림 Friends
값 11,000원
내가 진정 바라는 내 몫의 ‘의자’를 생각하다
오래 떨어져 자란 쌍둥이 자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소설. 일란성 쌍둥이 자매 은오와 지오는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 부산에서 외할머니와 산 언니 은오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실감에 지루한 나날을 보낸다. 반면 동생 지오는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하며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혼한 아빠가 새 가정을 꾸리고, 엄마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몇 년 만에 만난 쌍둥이 자매. 한 집에 함께 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부도 잘하고 야무진 동생 지오와, 잘 하는 것 없이 양보만 하며 사는 초긍정적인 언니 은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청춘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자기 의지와 꿈을 포기하고 양보하며 손해만 보는 안타까운 청소년이라면 은오에게 깊이 이입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지은이는 은오에 대한 독자의 공감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춘기 소녀 심리의 본질을 유쾌하게 전달
지은이가 청소년들에게 제안하는 ‘의자 뺏기’는 과연 무엇일까. 자기의 자리를 찾으려는 고민을 통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는 것, 그곳에 오르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것은 나와 상대 모두 ‘윈윈’하는 일. 남을 보살피려면 내 몫이 명확해야 하며, 독이 되는 배려보다 약이 되는 삐뚤어짐을 지향해야 한다.

지은이는 부모의 바람대로 ‘착한 아이’ ‘좋은 아이’의 틀에 갇혀 자기가 앉고 싶은 ‘의자’를 잊은 이 땅의 아이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자기 몫의 의자를 차지할 수 있게, 자기가 바라는 꿈과 목표를 향해 돌진할 수 있게 용기를 내라고 격려한다.

이 작품은 수상 당시 인물 설정과 심리묘사, 사건전개, 상황 설정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사춘기 소녀의 심리를 가볍고 유쾌하게 전하면서도 본질을 흐리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극적인 사건을 내세우는 한편, 작품 곳곳에 유머 요소를 배치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맛보게 한다. 가족 친구 이성 진로 등의 문제를 삶으로까지 확장해 자녀와 부모 독자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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