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손자사랑에서 탄생한 발명
삼각팬티는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겨 입는 속옷이다. 그 만큼 편리한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작은 아이디어로 이만한 발명품은 흔치 않다.

 

삼각팬티 발명가에 대한 주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발명했다는 주장도 있고, 1946년 비키니 수영복을 발명한 프랑스의 디자이너 루이 레아드의 발명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맨 처음 특허청에서 디자인 등록을 받은 사람은 일본의 사쿠라이였다. 평범한 할머니였던 사쿠라이는 삼각팬티를 발명하여 큰 부자가 되었음은 물론 유명 의류회사의 기술고문이 되는 엄청난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사쿠라이는 50대 중반이 되자 반평생동안 운영해왔던 의류소매상을 그만두고 손자들의 재롱을 보면서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여기저기 집안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손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마침 놀고 있던 손자가 오줌을 싸는 바람에 입고 있던 속옷이 젖었다. 당시 속옷은 길이가 길어 입고 벗기가 불편하고 위험하기까지 했다. 그때 손자의 젖은 속옷을 갈아입히면서 사쿠라이는 손자들이 좀 더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짧은 팬티를 만들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쿠라이에게 이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마침 집안에 테트론이 있어 즉시 그것을 잘라 삼각팬티를 만들었다. 한 나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손자들은 무척 편리한 듯 즐거워했고,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주문까지 밀려들었다. 사쿠라이는 삼각팬티 외에도 세 가지의 팬티를 더 발명하여 특허청에 디자인으로 출원하였다.

로열티에 보너스로 세계여행까지
이 소문은 일본에서 손꼽히는 의류회사에 까지 알려졌고, 이 회사는 거액의 로열티를 제시하며 디자인 권리를 빌려달라고 요청해 왔다. 사쿠라이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디자인 권리를 빌린 회사는 즉시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그 동안 사쿠라이에 의해 가내수공업으로 조금씩 만들어지던 것이 대량으로 생산되자 일본 곳곳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삼각팬티가 붐을 일으키며 온 세계를 휩쓸게 된 것은 1960년 무렵이었다. 사쿠라이는 해마다 거액의 로열티를 받게 되었고, 의류회사의 기술고문직도 맡게 되었다. 이와 함께 보너스로 세계일주도 하게 되었다.

“돈이나 명예보다 제가 자랑스럽고 즐거웠던 것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 보아도 제가 디자인한 팬티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팬티를 바로 제가 디자인했다고 생각하니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사쿠라이의 말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사람들은 발명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수많은 히트 발명품이 탄생될 수 있었다.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