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방법은 예방
현재 전 세계 인구 12명 중 1명은 B형 또는 C형 간염에 걸려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매년 세계에서 150만 명이 만성간염으로 죽어가고 있다.

특히 후진국 중에는 백신이 보급되지 못해 만성간염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40~50대 중년 남자의 경우, 만성간염 등 간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암 다음으로 많다. 그런데 간염은 백신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C형 간염은 6~12개월 치료로 완치될 가능성이 큰데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간염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혈액 검사를 하면 누구나 간의 건강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없는 사람은 성인이든 아동이든 백신을 3번만 접종받으면 평생 면역이 된다.
이제 간염은 무서운 병이 아니다. 간염 백신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발견이 백신개발로 이어져
간염백신 발명의 기초가 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낸 사람은 미국의 바루치 블룸버그 박사였다. 블룸버그 박사는 1967년 이 발견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해낼 수 있게 했다.

1960년 블룸버그 박사 연구팀은 호주 원주민의 혈액을 검사하던 중 특이한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오스트레일리아 항원’이라고 명명되었다. 이어서 ‘오스트레일리아 항원’이 다른 나라에도 존재하는지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오스트레일리아 항원은 미국인에게는 드물었다. 하지만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일부 유럽인에게는 훨씬 더 일반적이었으며, 정기적으로 수혈을 받은 백혈병 환자에게서 발견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처럼 특이한 사실에 불럼버그 박사의 연구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결과 이번에는 오스트레일리아 항원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의 일부임을 밝혀냈다. 또 B형 바이러스가 간염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까지도 발견했다.

한편 B형 간염은 간을 공격하여 간경화를 야기시키는 심각한 질병으로 종종 간암과 간부전의 원인이 되었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항원이 B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된 것이므로, 기증된 혈액을 분류하여 수혈을 통해 B형 간염이 발생할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박사 연구팀은 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단계인 보균자의 혈액으로부터 추출한 바이러스의 외부 막을 채취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간염 바이러스의 발견은 B형 간염 백신개발로 이어졌다.
블럼버그 박사는 이 공로로 197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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