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삼국시대의 축국, 김유신과 김춘추도 즐겨
족구는 전신 운동으로서 좁은 공간에서도 가능하다. 맨땅에 선을 긋고 공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별다른 장비나 도구도 필요 없다.

간편한 옷차림에 재미도 있고 충분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어 시간에 찇기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더욱이 다른 종목과 달리 규칙이 간단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우리 민족 고유의 구기 종목인 족구의 유래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옛 문헌에 삼국시대부터 짚 따위나 마른 풀로 공을 만들어 중간에 벽을 쌓고 공을 차 넘기는 경기를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아 족구의 역사는 1300년도 더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시대에 축국이라고 부른 이 구기는 김유신과 김춘추도 즐겼다고 한다. 축국은 서로 편을 갈라 상대편으로 제기차기하듯 넘기는 경기다. 당시 공은 돼지 오줌통에 바람을 넣어 사용했다. 경기 방법은 대체로 요즘의 족구와 비슷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 의해 재탄생
이 축국이 족구로 다시 태어난 것은 1966년의 일이다. 당시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제101 전투비행대대 조종사들이 비상대기를 하면서 조종복을 입은 채 즐길 수 있는 운동 종목을 고민하다 개발했다고 한다.

공군 조종사들은 배구장에서 배구네트를 땅에 닿도록 내려놓고 축구공이나 배구공으로 인원의 제한 없이 축구와 같이 손만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몸 어느 부위나 다 사용해 배구처럼 3번 안에 상대편으로 차 넘기는 규칙으로 경기를 한 것이 최초이다.

이어 1968년 5월 전투비행대대 소속 대위 정덕진(1998.4.12 작고), 중위 안택순(1998년 공군예비역소장)이 경기 규칙을 창안하여 국방부에 상신,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족구라는 이름으로 국방부 산하 육군과 해군부대에 전파됐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군을 제대한 사람들이 각 지역 및 직장 등에서 군에서 익힌 족구 경기를 즐기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경기 규칙은 제각각이었다. 군에서 채택한 규칙은 처음 6인제였으나 이후 4인제로 정착됐다. 6인제의 경우 많은 인원수로 인한 수비방해 등의 이유로 점차 사라진 것이다.

또 지금처럼 머리를 사용하지 않거나 무릎 이하만 사용하는 등 조금씩 달랐다. 공군부대 초창기 6인제 규칙의 경우 네트 높이가 2m나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990년 4월 대한족구협회가 창립되면서 경기규칙을 통일하고, 같은 해 7월 352개 팀이 참가한 전국족구대축제를 시작으로 발전하기 시작해 현재는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게 되었다.

대한족구협회 (http://www.koreajokgu.kr,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88-2 올림픽공원 벨로드롬 경기장 801호)를 찾으면 족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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