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정당 대선후보 중소기업위주 경제 생태계 공약 … 중기청 설립 20년만에 중소기업부 신설 전망

한달 후 치르는 19대 대통령선거 후 들어설 정부는 중소기업정책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유력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중소기업정책 총괄부처인 중소기업부 신설 등 중소기업 지원 확대정책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총괄 부처 신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이슈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중소기업청 대신 중소기업정책을 총괄하는 중소기업부를 신설하는 정책이다. 중소기업청은 1973년 상공부 외청으로 출범한 공업진흥청에서 시작해 1996년 통상산업부 산하 중소기업청으로 설치됐다. 1998년 산업자원부, 2008년 지식경제부를 거쳐 2013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외청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20년째 산업자원부 산하 차관급 외청으로 머물고 있어 중소기업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에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부처간 행정조정권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대통령 직속 독립기관으로 장관급 중소기업처가 있다. 상무부가 산업정책을 맡고 있고 중소기업처는 이로부터 독립적인 역할을 한다. 독일영국프랑스 등도 경제부처 중 산업정책 담당 부처에서 중소기업 담당 부처가 대등하고 독립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말 국회에서 이미 중소기업부 신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소상공부로 중소중견기업정책을 총괄하고 벤처기업 진흥, 소상공인 지원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요정당 후보 ‘공약’
대선후보 중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이 중소기업부를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미 여러 차례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확대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 후보는 “중소벤처 육성을 위해 기술혁신을 집중지원하고, 공정한 시장관리를 통해 대기업과 상생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게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 18대 대선 때도 중소기업부를 신설해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집권하면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에 중소기업부정책을 결합해 강력한 경제혁신을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중소기업부 설립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경제 축이 벤처 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더욱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후보는 여러 차례 “대기업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역할을 해야 하고 벤처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중소기업청을 부로 확대 신설해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벤처창업 지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 후보는 “창업 및 벤처 관련 업무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 기존의 중소기업청을 확대 개편에 창업중소기업부를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의 효율적 집행이 관건
중소기업인들은 대선후보들의 이런 공약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초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부 신설을 건의했다.

간담회에서 중기중앙회는 “정보통신통상신산업에너지업무는 산자부가 맡고 중소기업부는 기존 산업의 정책기능을 수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기술보증기금코트라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소기업부로 이관하고 청와대에 중소기업수석비서관, 국회에 중소기업위원회를 신설해 중소기업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기업 위주 정책을 개선하고 중소기업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려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확대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부 신설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아대 오동윤 교수는 “중소기업부를 신설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거대 예산을 쥔다 한들 354만 개 중소기업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중소기업부보다 중소기업 정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집행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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