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아! 답답해.’

이럴 땐 화려한 외출을 시도해 보라. 마치 땅굴을 파는 사람처럼, 옆을 보거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을 향해 한길로만 내딛는 발명가는 때로 보이지 않는 결실 앞에서 주저앉기 쉽다.

문제 속에 파묻혀 구겨진 종이처럼 나약한 의지를 탓하기 전에, 문제를 과감히 벗어나는 여유가 때로는 도움을 줄 수 있다.

많은 발명가들이 산책이나, 여행, 놀이 등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문제해결을 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문제에서 떠나서 행하는 ‘놀이’ 가 얼마나 효율적인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샌드위치 백작은 카드놀이를 좋아하여 놀이 중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다가 빵과 야채, 고기를 합친 샌드위치라는 색다른 음식을 만들어냈다.

당구놀이에 쓰이는 비싼 상아공의 대용품을 찾는 노력이 플라스틱이라는 묵직한 발명품을 낳았다.
한 치과 의사는 골프 경기 중에 힌트를 얻어 나무로 만든 골프티를 고안해냈고, 던롭은 아이들의 축구놀이를 보다가 공기 타이어를 생각해냈다.

어디 그것뿐인가. 14세의 한 어린 소년은 추운 겨울날 스케이트를 즐기다가 귀가 차가운 것을 막기 위해 귀마개를 만들어 백만장자가 되었다.

어린 소년을 아들로 둔 자동차 정비공은 아들의 공놀이를 돕다가 전 세계의 완구시장을 석권한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냈다. 이것들이 모두 놀이를 통해 얻어낸 아이디어요 발명품이다.

놀이는 인간에게 정신적 자유로움을 가져다주고, 자신도 모르게 상식이나 한계의 틀을 벗어나 풍부한 발상의 세계로 뛰어들게 한다. 그래서 Play란 단어에 ‘놀이’ ‘유희’라는 뜻 말고도 ‘광선이 번쩍이다.’라는 또 다른 뜻이 담겨 있는 지도 모른다.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인간의 정신활동은 항상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는 활시위와 같다. 끊어질 듯 날카롭게 날이 서 있어서 위태롭게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향해 달리는 사람이라면 이런 정신적 긴장감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오직 한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어 터질듯 한 머리에 숨구멍을 터주면 더욱 신선한 아이디어가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배낭, 혹은 낚시 도구, 아니면 라켓을 둘러메고 집밖으로 나서보자.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U1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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