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입찰에서 성공하려면 제안서를 잘 쓰고 가격을 낮추면 된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업간 입찰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찰에 성공하려면 고객의 숨은 욕구를 찾아내고 체계적인 입찰-제안 프로세스를 갖춰야한다고 충고한다.

고객의 숨은 욕구 이해해야 성공
제안서를 잘 써야 입찰에 성공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당연한 것 같지만 이는 사실을 왜곡한 측면이 많다. 제안 요청서 (RFP-Request For Proposal)에 기재된고객의 요구조건을 100% 충족시킨 완벽한 제안서를 제출했더라도 입찰에서 성공할 확률은 52%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완벽한 제안서의 성공률이 절반 수준에 머무는 이유는 고객들의 숨은 욕구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제안 요청서에서 말하고 있는 요구사항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갖고 고개들의 숨은 욕구를 이해하는 기업이 입찰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가격만 낮추면 입찰경쟁에서 성공한다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 특정 업체에서는 가격 하나만을 놓고 경쟁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나 상품과 서비스가 차별화된 시장에서는 가격만 믿었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만약, A사는 10억 원을 투자해 20억 원의 이익을 얻는 제안을 했고, B사는 11억원을 투자해 25억원을 얻는 안을 제시했다면 모두가 B사를 낙점할 것이다. 따라서 고객에게 제안을 할 때에는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비용대비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선택적 입찰 참여로 역량 집중해야
많은 기업이 더 자주 입찰에 참여할수록 수주 확률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제안 성공률은 항상 같다는 가정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가정은 사실과 다르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입찰에 참여할수록 성과는 떨어지고 그럴수록 관리자들은 더 많은 입찰에 참여하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반대로 입찰에 선택적으로 응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훨씬 더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성과가 높아진다.
입찰 / 제안과 관련한 독자적인 프로세스도 수립해야 한다. ‘솔루션 셀링’의 저자 키스 이즈는 단지 문서화된 프로세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매출액이 15%나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리엔지니어링의 창시자 마이클 해머 박사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바보 같은 업무 프로세스에서는 바보 같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제안서 작성 능력을 가진 직원이 있다고 해서 입찰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프로세스가 없는 기업이라면 당장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쉽게 알아야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아진다.
또, 고객의 진짜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안요청서 발행 전 단계에서 고객과의 관계 수립과 영업 기회 창출을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입찰 ? 제안 전문 컨설팅사 쉬플리가 24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찰 성공률이 80-90%에 달하는 고(高)성과 기업들은 입찰제안서 발송 이전 단계에서의 영업비용 지출액이 전체의 65%나 됐다. 반면, 입찰 성공률이 20%대로 매우 저조한 기업들은 입찰제안서 발송 이전의 비용 지출액이 15-2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좋은 입찰 제안서의 7가지 조건
1. 충실도 → 고객의 요청 사항을 충족시켰는가
2. 반응도 → 제안요청서에 드러나지 않은 고객의 숨은 욕구를 잘 반영했는가
3. 전략적 초점 →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만큼 전략적 초점이 명확한가
4. 경쟁사 초점 → 경쟁사 대비 경쟁 우위 요인을 정확히 제시했는가
5. 서술의 품질 → 제안서를 고객 관점에서, 고객 효용을 중심으로 서술했는가
6. 시각화 → 시각물들이 본문 내용과 일치하며 일관된 메시지를 담고 있는가
7. 디자인 → 핵심 메시지가 눈에 잘 들어오며 읽기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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