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벤처기업, 혁신모험펀드와 스몰딜M&A 활용 혁신 성장 추진 필요

제61회 G밸리CEO포럼 -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 블루홀 이사회 의장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11월 말,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능정보화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핵심 기술요소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은 지난 11월23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에서 취임 후 첫 대중강연을 했다. 장병규 위원장 강연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주>

 

요즘 많이 받는 질문은 “전 정권의 창조경제처럼 실체가 없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실체가 명확히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4차위, 지능화혁명에 포커싱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바라보는 4차산업혁명은 범위가 조금 좁다. 이유는 크게 생각(think big)하되, 작게 시작(start small)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원회가 신설위원회이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과 관련 이야기도 이번 정부 들어서 처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담론을 이야기하면 추진 동력을 얻기 힘들다. 4차산업혁명이 실제로 사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선택과 집중을 해서, 좁은 영역부터 헤쳐나가려 한다.

1~2차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아날로그이다. 규모가 큰 제조업, 전자, 중화학, 건설, 조선 등이 상징적인 산업들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축적’이다. 예컨데 자동차를 만드는 실험을 하면 굉장히 큰 비용이 든다.

경영의 기본인 계획(plan), 실행(do), 평가(see) 사이클이 크다. 그래서 아날로그 시대에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미덕이다.

3~4차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디지털시대이다. 그러면 3차, 4차는 디지털이니까 비슷한가? 비슷한 성질이 분명 있다. 하지만 몇 가지 키워드를 보면 4차는 ‘지능화혁명’이라 키워드가 있다. 이게 4차산업혁명 위원회가 포커싱하는  범위이다. 범위를 줄인 후 더 확대 발전 시키는 것이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위원회가 포커싱하는 영역보다 실제 4차산업혁명 영역은 훨씬 크다.

그러면 뭐가 다른가? 연결이다. 연결한 곳에서는 많은 데이터가 발생한다. 상상하지 못한 여러가지 데이터가 발생한다. 그 데이터를 이전에는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분석 했는데,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세상이 왔다. 즉 많이 연결되고, 컴퓨팅 파워 좋아지고 빅데이터가 나오고, 인공지능으로 사람들이 상상을 못했던 분석이 일어나는 지능화 변화, 이게 기본적으로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디지털의 심화 지능화라고 볼 수 있다. 그전보다는 훨씬 더 진보가 빠르고, 사회경제전반으로 영향을 미치는게 많기 때문에 산업혁명이라 부른다. 여기에 인더스트리4.0,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도 커버할거라고 본다.

 

지능화 혁명이 산업경쟁력
2007년도 시가총액 기준 1~5위에 에너지, 금융, 산업자동화 등이 있다. GE도 있다. 2017년 5월 자료엔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디지털 기업이다.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함께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구글의 알파벳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기업이다. 구글의 CEO는 올해 AI퍼스트, AI가 모든 전략에 우선한다고 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아마존 또한 이커머스로 유통시장을 많이 바꾸고 있다. 아마존의 실제수익은 클라우드에서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리고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독일은 인더스트리4.0으로 노사가 이 방향으로 가자고 어느 정도 합의를 하고, 실제 그 뱡향으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로 인해 중후진국으로 갔던 생산공장들이 선진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리쇼어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일자리 없어지는게 실제 맞다. 그런데 독일에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젊은이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 자동화 어려운 감성의 영역이라든가, 아니면 창의적인, 수평적 토론이 필요한 협업 등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노사 협의에 따라서 스마트팩토리 일도 늘어날 수 있다. 고용의 형태도 많이 바뀌고 있다.

역기능은 부의 양극화, 해킹, 프라이버시 문제 등이 있다. 일자리도 제대로 합의하지 못면 줄어들 수 있다.

지능화가 뭐가 좋냐? 예컨대 왓슨은 AI의 도움을 받아서 전문의가 해석하는 것이 훨씬 정확도나 효율이 올라간다. 그러면 복지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는 실리콘밸리에서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차들이 눈에 띤다.

한국이 1990년대 후반에 브로드밴드로 상징하는 정보통신기술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해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지난 5~10년 동안 그런 경쟁력이 정체되거나 조금 하락했다. 그래서 현재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또 산업경쟁력이나 사회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혁신성장펀드와 스몰딜M&A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혁신성장에 대해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변화 속도가 빠르다. 그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속도감 있게 성장하는 회사가 그 과실을 탐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회사는 사람과 돈 두 가지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금 이야기도 필요하다.
지난 20년간 벤처생태계는 진일보했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가 실체가 없다는 비판을 받지만, 벤처생태계 진보에는 기여했다. 이것을 진일보시키겠다라는 것이 혁신성장이다.

한국의 창업생태계 가치는 낮은 편이 아니다. 잘 하고 있다고 본다. 유니콘(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기업)이 국내 벤처중에 2개밖에 없는데 이건 시장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수성가한 부자 비중이 적다는건 문제다. 그래서 경제구조도 고착화하고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 자금문제에서 제일 큰 이슈는 기업 당 투자규모가 적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벤처투자자금이 들어갈 때 10억에서 50억 정도 규모인 시리즈 A, B 투자는 실리콘밸리보다 쉽다. 모태펀드가 지난 10년간 잘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리즈C, D이다. 100억원 이상 투자하는 게 거의 없다.

그러면 작은 회사까지는 만드는데, 큰 회사를 못 만든다. 이게 한국의 현실이다. 이렇게 큰 자금이 안들어가니까 작은회사를 M&A하는 경우가 적다. 한국은 M&A가 11% IPO가 89%이다. M&A기회가 적으니까 IPO까지 간다.

그래서 혁신성장의 키워드 중 하나가 ‘혁신모험펀드’이다. 100억원 이상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모태펀드가 지금까지 10억에서 50억 정도 투자는 잘 해왔기 때문에 시리즈 C, D를 늘리겠다는 정책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장한 스타트업에는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대출도 해주겠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성장한 회사는 M&A당해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로스 펀드(혁신모험펀드)로 돈이 들어가고, 대출로도 돈을 넣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한 회사의 건당 투자금액이 300억 전후까지 오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벤처기업이 100개쯤 생긴다. 그리고 100개 중 90~95개는 망하는게 정상이다. 5개 정도가 성공한다. 그리고 2개 정도가 체력을 키워서 글로벌 진출한다. 그래서 2, 5, 100 정도로 바라보는 게 맞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벤처기업 100개에서 안생긴다. 여기에 젊은이들 안가고 싶어한다. 창업자들이나 열심히 한다. 일자리는 5개에서 생긴다. 그러면 이 5개에 전략적으로 300억을 더 투자를 해 5개가 2개(글로벌기업)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젊은이들의 일자리 만드는데도 도움을 준다.

회사당 투자금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면 작은 사이즈의 M&A를 고민한다. 팔든가 사든가 둘 중 하나를 고민한다. 이것은 스몰딜이다. 이것이 창업도전환경에 맞물려서 혁신성장으로 이어진다.

성장이 정체된 중소중견기업이면 투자를 반드시 유치하라고 권고한다. 어느 정도 기업을 키우는건 사람이 한다. 그런데 회사는 돈으로도 성장하기도 한다. 돈이 들어오면 회사 체질이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변화를 위한 작업 중 하나로 자금유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10억에서 50억 정도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큰 자금 투자까지 활성화된다면 정말 기업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번쯤 노력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소중견벤처가 꾸준하게 매년 성장하고 있다면 단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예컨데 스몰딜이다. 로레알이라는 큰 화장품회사는 스타트업을 통해서 신제품, 서비스 개발을 하거나 인수한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제조기업이니까 디지털화(지능화)한 세상에 대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것을 자체적으로 하는 거 보다 인수하는 게 빠르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네이버라인이나 카카오도 많은 회사를 인수해서 성장했다. 반대로 내 회사를 파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네이버나 다음, 카카오에 팔 수도 있다.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것을 크게 하는 건 지금 현재 현실에는 맞지 않고 스몰딜 사업으로 하는 것이 맞다. 중소기업들은 스몰딜에 좀 더 포커싱 해야 한다. 목적이 경영권이 아니라 신사업 전개이다.

그래서 자금투자를 받아서 그 자금을 가지고 인수할 수 있는 회사를 물색을 하고, 실제 인수를 한다. 3~4개 인수 하면 분명히 한 두 곳은 잘 안된다. 이런 것이 4차산업혁명이란 큰 변화에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향 중 하나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관련 정책조율, 심의조정이 기본 기능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정부정책 예산이 다 잡혀있어서, 2018년도엔 심의조정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2019년부터 조금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또 현 정부에서도 네거티브규제를 얘기하고 있지만 네거티브는 시간이 오래걸린다. 그래서 더 빠르게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규제혁신해커톤’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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