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진동자 분야 세계적인 챔피언이 목표”

가산동 서울디지털3단지 미래IT타워에 있는 (주)일신통신(대표이사 문병기)은 국내 최초의 수정진동자 생산업체다. 수정진동자는 주파수를 수신하고 발신하는 통신기기의 핵심부품중 하나.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한수걸회장(68세)이 1965년 일본 도요컴사와 동양통신이란 수정진동자생산 합작 회사를 설립하며  국내에서도 생산이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업기술이 없던 시대. 특히, 수정진동자는 그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다. 한회장은 수정진동자 없이 TV와 라디오 등 전자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생산 기술을 일본이 장악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 주도하에 구로공단이 조성되던 시기라 한회장은 정부를 설득, 공장 부지를 얻어내고 공장을 설립했다.

한회장은 46년이 흐른 지금 진동자 생산 분야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신통신을 일궈냈다. 초기 기술 이전을 꺼리는 일본 도요콤측으로부터 어깨 넘어 배워가며 기술을 하나하나 익혀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이룰 수 있게 되자 1985년 일신통신으로 독립, 본격적인 수정 진동자 전문 회사로 성장하게 됐다.

꾸준한 연구개발과 생산 설비 투자로 성장
일신통신은 연평균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 개발비로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다. 또한 최근 10년간 연평균 20억원 이상 꾸준한 설비투자를 해오고 있다. 그 결과 높은 기술력과 자동화된 생산시설을 갖추게 되어 삼성, 엘지 등 주요 대기업은 물론 국방부에도  납품하고 있다. 특히, 2006년도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현대기아자동차의 SQ 테스트를 통과함으로써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현대기아차에 진동자를 납품하고 있다.

△ 일신통신 생산 품목

일신통신은 1970년대까지 제품을 대부분 일본에 수출했으나 1980년 칼라 TV 시대가 열리며 내수로 전환한다. 칼라 TV 시대의 개막으로 삼성, 엘지 등 TV 제작업체의 고감도 진동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 그후 1990년대 ‘삐삐’로 불리우는 개인 휴대 통신 단말기를 시작으로 수정 진동자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휴대폰 대중화를 계기로 지금은 내수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일신통신도 어려움은 있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들여 오면서 가격 경쟁력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납품단가의 인하를 요구하며 공급선을 다양화 하겠다고 나서는 대기업들이 늘어났다. 어쩔 수 없이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 생산원가를 줄여야 했다. 이에 따라 2001년 중국 산동성 연태시에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지금은 월 1,000만개 생산할 수 있는 4개 라인을 갖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마케팅은 본사에서 담당하고 제품 생산은 중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 중국 공장 생산 현장 내부

현재는 SMD 타입의 최소형 진동자가 일신통신의 주력 상품이다. 휴대폰 등 주요 전자 기기들이 소형화 되면서 주요 부품 소형화도 요구되고 있다. 일신통신도 이에 맞춰  2.5mm x 2.0mm 규격의 최소형 진동자 생산 시설 설비를 끝내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고객과 직원이 행복한 회사
일신통신은 창사이래 중간 유통상을 빼고 최종 고객과 직거래만을 고집하고 있다.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 보다 싼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AS등 고객 지원을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 직접 거래로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게 되고 이를 즉시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한회장은 2009년 예상을 깨고 36세의 젊은 나이의 문병기 사장을 내부 승진하여 자신의 뒤를 잇게 한다. 대학 졸업후 15년간 기술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뛰는 문병기 사장을 눈여겨 본 것이다.

한회장으로부터 경영을 물려받은 문사장은 여전히 바쁘다. 매월 2~3차례 중국 공장을 다녀오고 고객사와 정기적인 기술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있는 등 현장을 누비고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내년도 미주, 유럽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로 더욱 바빠졌다.

회사의 사명은 고용창출과 직원행복에 있다는 게 문사장의 경영철학. 이에 따라 일신통신은 매년 일정 규모로 정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을 거의 하지 않는 동종 경쟁업체와 대조를 이룬다. 또한 회사 이익은 직원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매년 영업 순이익 전액을 전직원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단순히 성과급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영업 순이익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직원들에게 돌려 주고 있는 것이다.

문사장은 “신규 공장 증설을 국내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 인건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에 공장으로 옮겼으나 생산의 전 공정이 자동화 됨으로써 이제는 굳이 중국에 공장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게 문사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현재 입주해 있는 IT 미래타워에 3개 층을 공장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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