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국 중 하나에 중소중견 K-뷰티 자리매김… 브랜드 고급화 도약 기대

유럽에서 일고 있는 한류의 확산에 힘입어 스위스 최대 백화점 체인 마노르(Manor)에 우리 중소중견기업 화장품이 최초로 입점했다.

KOTRA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수도 베른의 69번째 지점 신규 오픈에 맞춰 마노르 백화점 상설 한국화장품관이 최초로 개설됐다고 밝혔다. 스킨케어 및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10개 국내기업 브랜드가 입점했다.

마노르는 스위스 최대 백화점 프랜차이즈로 연간 매출액은 25억 스위스 프랑(2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에 현지 최대 백화점 유통채널을 확보함에 따라 20억 달러(2조 3천억 원) 규모의 스위스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어권인 베른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프랑스어권 지역 매장에 한국화장품관을 추가로 개설해 한국화장품 입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스위스는 인구가 840만 명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8만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고 부국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의 명품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스위스는 유럽의 주요 시장인 독일, 프랑스, 이태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독일어, 프랑스어, 이태리어가 공용어이다.

이에 시장도 △취리히 등 북서쪽의 독일어권 △제네바 등 서쪽의 프랑스어권 △남쪽의 이태리어권으로 언어권별로 나뉨에 따라, 스위스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향후 인접 유럽국가로의 진출도 용이하다. 

특히, 스위스는 EU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 화장품인증(CPNP) 등 인증이 없이도 화장품 수출이 가능해 다른 EU 국가들에 비해 진출 문턱이 낮은 편이다. 또한 EU 시장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은 스위스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CPNP 등록을 준비할 수도 있다. 스위스는 화장품 수입 시 어떠한 인증도 필요가 없지만, 문제 발생 시 수입업체가 책임을 지게 되어있다.

보수적인 스위스 시장에서도 K-뷰티가 현지 뷰티업계 트렌드의 중심으로 부상함에 따라 KOTRA는 2017년부터 K-뷰티 판촉행사 개최 및 현지 백화점, 대형유통망 화장품 벤더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스위스 소비자들은 백화점 및 고급 드럭스토어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된 브랜드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므로, 현지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백화점 및 대형유통업체 입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17년 9월에 현지 벤더, 화장품 수입업체, 유통업체, 리테일러 등을 대상으로 ‘유럽 내 K뷰티 트렌드와 한국화장품산업 세미나’를 개최했고, 2018년 9월에는 스위스 2대 화장품 유통업체인 탄너(Tanner)와 함께 K-뷰티 판촉 행사를 개최했다.

탄너의 CEO 카이 데터 뤼켄(Kay Deter-Lueken)은 “짙은 색조 메이크업을 강조하는 타 유럽국가와 달리 스위스 소비자는 옅은 화장과 스킨케어를 중요시 하므로 K뷰티는 스위스시장과 궁합이 잘 맞아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스위스 제 2위 백화점인 글로부스(Globus)와 스위스의 아마존(Amazon)이라 불리는 스위스 제 1위 온라인 소매업체인 갈락수스(Galaxus)에도 진입했다.

이두영 KOTRA 취리히무역관장은 “현지 최대 백화점 진입에 성공했다는 것은 K-뷰티가 아는 사람만 아는 니치 상품에서 메인스트림 상품으로 격상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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