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김밥.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맛도 영양도 일품이고 휴대까지 가능하여 소풍 및 여행의 필수식품이면서 간단하게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식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먹는 음식에서 세계 속의 음식으로 자리잡아가는 식품. 60~70대들이 학생시절 소풍갈 때 가장 인기식품이었던 김밥. 김밥을 설명하는 수식어는 수없이 많다.

요즘도 전국을 어디를 가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김밥전문 식당.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김밥은 언제 어디에서 누가 발명했을까?

누가 발명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언제 어디에서 발명되었는가도 분명하지기 않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서로 먼저라고 주장한다. 왜 두 나라만이 자기네가 발명했다고 할까? 가장 큰 이유는 불과 백 수 십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서 김을 채취하고 양식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고, 따라서 김을 음식으로 먹는 나라도 우리나라와 일본뿐이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김밥이 다양한 형태와 재료로 생산되어 국제화되면서 누가 원조이냐는 곧 판매량을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해오는 이야기보다는 전해오는 기록으로 어느 나라 발명품인지를 알아본다. 1985년에 발간된 일본 오후사쓰요시 박사가 저술한 ‘바다 야체’라는 책에는 일본은 에도시대(도꾸가와 시대) 교호 초기부터 김을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빨라야 18세기 초중반에야 김을 채취했거나 양식하여 김을 이용한 식품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다산 정약용이 저술한 ‘경세유포’라는 고서에서 1650년경 광양에서 김을 채취하였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는 신라시대에도 김을 취급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도 김을 취급했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김밥의 원조는 김을 먼저 채취하고 양식한 우리나라가 김밥도 먼저 발명했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김밥 형태와 재료에 따라서는 일본이 앞서 발명된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에서 유래된 초밥의 원조가 관서지방인 반면 김초밥(노리마끼)는 관동지방이 원조이다. 총모양의 대포마끼라고도 부르는 호소마끼(김 한장을 반으로 잘라 밥의 가운데에 박속을 넣은 것)와 데카마끼(생선말이 김밥)는 에도지방에서 발명되었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일반적인 김밥이 일본의 김초밥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초밥을 만들어 김에 싼 것을 두고 하는 주장 같은데, 그렇다면 그 보다 훨씬 이전 초밥이 아닌 소금을 곁들인 밥을 싼 김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편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 통영에서 발명된 충무깁밥을 비롯하여 수십 종의 김밥이 발명되어 김밥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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