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유원대학교 IT융합특허학과 협력교수)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맛 볼 수 있는 우리나라 토종 김밥이 있다. 충무김밥이 바로 그것이다.

통영김밥의 가장 큰 특징은 김밥에 밥을 말아서 각종 양념을 한 오징어무침과 무 버무림 등을 따로따로 분리하여 제공한다는 것.

즉 우선 김밥은 김을 6등분하여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으로 말고, 여기에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잘게 썬 오징어에 각종 양념을 넣어 무치고, 소금에 너무 짜지 않게 절인 무에 각종 양념을 넣어 버무린 다음 따로따로 분리하여 제공한다. 여기에 국물로 시래기 국이 제공되기도 한다.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만 있어도 입안에 군침이 돌 정도다.

충무김밥이라 이름 붙여진 것은 이 김밥이 충무에서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충무김밥이 전국에 알려진 것은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전국적인 행사였던 ‘국풍 81’이라는 행사 때부터였다.

이때 이 행사에 충무김밥을 들고 판매에 나선 어두이(魚斗伊) 할머니가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면서 하루아침에 인기식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김밥에 각종 양념이 곁들인 충무김밥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것이다. 김밥과 반찬을 따로따로 분리하여 제공되므로 마치 도시락을 먹는 기분이 들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짜게 또는 싱겁게 먹는 사람들 모두 반찬의 양만 조정하면 되므로 더 없이 인기였다.

그렇다면 충무김밥은 어제 누가 발명했을까? 때는 1930년대로, 장소는 통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이곳을 충무라고 했다.

충무김밥 발명에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중 하나는 어떤 여성이 남편이 고기를 잡으러나가 식사를 거르고 술로 대신하는 것이 안타까워 김밥을 말아주었는데, 이 김밥은 일반 김밥으로 너무 빨리 쉬어 먹을 수가 없자 밥을 김밥에 만 다음 반쯤 삭힌 꼴뚜기무침과 무김치를 따로따로 제공한데서 비롯되었다는 것.

또 다른 이야기는 옛 충부는 해상 뱃길의 중심지였던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이들에게 쉽게 쉬지 않는 김밥을 제공하기 위해 김밥과 반찬을 분리해서 요리했다는 것. 당시 이곳에서는 반찬 원료로 주꾸미를 사용하였는데 이후 오징어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 앞 이야기와 약간 다른 내용이 있다면 당시 멸치어장에서 많이 잡혔던 주꾸미-호리기-홍합과 무김치를 꼬치에 끼워서 김밥과 함께 제공했다는 것.  

따라서 누가 언제 발명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원조도 분명치 않다. 충무김밥집들이 하나같이 원조라고 간판에 써놓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한일김밥’과 통영할매‘가 원조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김밥 집은 처음에는 한집이었으나 강구안 여객터미널이 폐쇄되고 광장으로 개발되면서 둘로 나누어 졌고,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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