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동갑내기로 컴퓨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성공비결 또한 유사하다.

빌 게이츠는 부유한 집안의 저명한 법률가 아버지와 금융계 거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영리해서 주목을 받았으며 대학 시절에는 응용 수학과 프로그래밍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대학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음에도 더 일찍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고 자기 사업체를 차렸다. 그리고 뛰어난 프로그래밍 역량을 이용해서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과 운영체계를 도입하고 시장을 선도했다.

그가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대성공을 거둔 이후 그의 이름이 엄청난 부자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쓰일 정도로 거부가 된 그는 은퇴한 후 기부와 자선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소프트웨어 제작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 이전에 소프트웨어는 컴퓨터에 부속된 한 요소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소프트웨어 제작과 판매를 산업화함에 따라 컴퓨터 하드웨어와는 별개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들을 취향과 필요에 맞게 구입해서 사용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빌 게이츠의 회사에서 만들어낸 소프트웨어들은 아주 획기적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소프트웨어들의 장점들을 살려 훌륭하게 제품화한 것에 가깝다. 그리고 그런 적절한 제품화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로 하여금 컴퓨터 산업을 주도하게 했으며 오늘날의 소프트웨어 산업 체계를 만들었다.

 

빌 게이츠가 특유의 유연하고 세련된 사업 전략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을 이끌었다면 스티브 잡스는 더욱 공격적이고 과감한 방식으로 개인용 컴퓨터의 하드웨어 업계를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빌 게이츠와 달리 부유층 출신이 아니며 친부모와 헤어져 다른 가정에 입양되는 등 상대적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철학으로 컴퓨터 엔지니어링이나 프로그래밍의 전문가도 아니었다.

그는 대학을 중퇴한 후 게임기 회사에 입사하고, 거기서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 게임에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엔지니어링에 능한 친구와 함께 직접 컴퓨터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다.

당시에 컴퓨터라는 것은 복잡한 계산을 위해 공공기관이나 큰 회사에서 쓰는 기계로 개인이 소유할 이유가 없다고 여겨지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한 게임기 게임을 즐기던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유통시킨다는 발상을 하고 실현시켰다.

그는 기술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컴퓨터 개발과 제작은 거의 친구에게 맡겼지만 뛰어난 화술과 공격적인 사업 수완으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유통하는 데 성공한다. 유명한 사과 로고를 가진 애플사의 시작이었다.

두 사람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살펴보기를 당부 드린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유원대 IT융합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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