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 에너지

드라마 <당돌한 여자> <사랑해 울지 마> <엄마가 뿔났다> <사랑과 야망>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탤런트 이유리씨. 때론 밝고 때론 지고지순한 연기로 ‘국민 며느리’라 불리기도 했다. 그가 지난 9월 진짜 며느리가 되었다. 깨소금 냄새 폴폴 풍기며 들려주는 알콩달콩 신혼 이야기.

 
이유리씨는 천성적으로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첫인상이 그렇고,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그렇다. 지금 그는 생에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수줍은 새색시라기보다는 발랄하고 꾸밈없는 새댁의 이미지랄까. 결혼 생활 이야기부터 꺼냈다.


결혼은 에너지다
“무척 행복해요. 남편은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내 스타일 하나하나 신경 쓸 정도로 꼼꼼해요. 마치 나를 아이처럼 잘 챙겨줘요. 남편 별명을 ‘지순영’이라고 지어줬거든요. 지적이고 순수하고 영혼이 맑은 사람이란 뜻으로요. 이런 사람하고 평생을 함께하게 되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안 물어봤으면 큰일 날 뻔했다.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신혼 이야기가 회자되었지만 그때마다 이유리씨에게는 즐거움인 듯 보인다. 그는 결혼하기 전에 사랑도 먼저 시작했고, 프러포즈도 그가 먼저 했다.

“처음엔 남편을 짝사랑을 했어요. 그렇게 지켜보다가 이 사람을 놓치면 평생 혼자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놀이동산에 갔는데 반바지 차림에 신고 나온 양말이 짝짝이더라고요. 그런 빈틈이 얼마나 사랑스러워 보이던지. 평생 챙겨주고 싶었어요. 얼마 있다가 놀이터로 나오라고 한 뒤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했죠. 순간 얼마나 당황하던지요. 하하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결혼하면서 찾아온 여유 때문이리라. 결혼 전에 조금은 우울한 성격에 눈물도 많았던 그는 남편 덕에 많이 쾌활해지고 밝아졌다. 남편은 그가 외롭고 힘들 때면 용돈을 털어 분위기 전환할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는 등 우울할 틈을 안 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예민함을 끝까지 받아준다. 그에게 필요한 것 같으면 세상 모든 악기를 다 사다줄 정도로 섬세하다. 실제로 최근에 바이올린과 기타, 플루트를 사다주어 맹연습(?) 중이다.

사실 이유리씨는 남편보다 시어머니에게 먼저 반했다. 시어른들을 ‘아빠’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친딸처럼 지낸다고. 시어머니는 예쁜 옷을 보면 색깔별로 사다줄 정도로 그를 아낀다. 그리고 그는 시어머니를 ‘발걸음 하나하나 닮고 싶을 정도로 지혜롭고 사랑도 많은 분’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그가 배우고 싶은 것은 자녀 교육관. 윽박지르지 않고 늘 칭찬으로 아이를 키운 지혜를 닮고 싶다.

아침마다 동네 카페에서 만나 모닝 커피를 마시는 고부 사이인지라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일에는 신혼이 없다?!
예능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그지만 결혼 뒤 좀더 색다른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삶 자체가 재밌어진 그에게 자유로운 해방감 같은 것이었다. 막내딸인 그는 네 살 때 엄마를 따라 연기 학원에 갔다.

계속된 노력으로 <허준>에서 단역을 맡았고, <학교4>로 데뷔했다. 그러나 여전히 예능 프로그램이나 무대는 어려웠는데, 결혼 후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친정엄마>라는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그동안 무거운 역할을 많이 해서 유쾌하고 쾌활한 면을 살리고 싶었어요. 뮤지컬은 다분히 즉흥적이어서 아직은 낯설고 어려움도 있지만 재밌게 하고 있어요. 특히 나문희 선생님, 김수미 선생님과 호흡을 맞춰 연기한다는 것이 제겐 기회고 영광이죠. 두 분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바쁜 스케줄 때문에 남편을 못 챙겨준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는 의미 있는 말과 함께.

신혼인데 꿈을 펼칠 수 있게 배려해준 남편에게 정말 고마워요. 이번엔 딸 역할을 하다 보니 친정엄마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더라고요. 물론 결혼을 하고 나니 더 진한 감정이 생긴 것이겠죠. 연기를 하면서 엄마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가정을 다시 경험한다고 할까요?”

이유리씨의 핸드폰에 남편은 ‘감사하는 남편’이라고 저장되었다. 전화번호 찾기에서 가장 먼저 나오게 ‘ㄱ’으로 시작하는 말로 일부러 만든 이름이기도 하지만, 남편의 든든한 지원과 응원으로 지금 자신의 도전이 있다고 말하며 정말 감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전한다. 볼 때마나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고 싶다는 이유리씨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그가 말한 것처럼 영원한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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