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참으로 뜻깊은 해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과 광복 74주년도 뜻깊지만 한국인특허 제1호 탄생 110주년 및 제200만호 특허가 탄생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발명특허는 개인은 물론 기업 및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말인 1908년 8월 12일 공포된 일본의 칙령 제196호인 한국특허령에 의해 등록된 정인호 선생이 발명한 ‘말총 모자’가 한국인특허 제1호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상세한 내용은 역사 속에 잠자고 있었다. 그 역사 속에 잠자던 상세한 사실이 긴 잠에서 깨어나 세상 밖으로 나왔다. 특허청이 우리나라 특허 200만 번째  등록을 앞두고 조사하여 공개한 내용이다.

놀랍게도 정인호 선생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인터넷 등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으나 그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동명이인으로 착각하고 있었고, 필자 또한 외예가 아니었다.

자랑스러운 발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정인호 선생은 발명에 이어 기업화에도 성공했다. 말총모자 외에도 말총 핸드백-말총 토수-말총 셔츠 등 다양한 말총제품을 제작하여 일본과 중국 등에 수출하며 민족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정인호 선생은 경기도 양주출신으로 조선시대 궁내부 감중관과 청도군수를 지냈고,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자 군수 직을 사직하고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1908년에는 초등대한역사 등 교과서를 저술해 교육을 통한 민족교육운동에 힘쓰는 등 교육자-저술가-발명가로 활동하며 민족정신을 고취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대한독립구국단을 결성해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했다가 5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의 공훈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고,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했다.

특허청도 정인호 선생이 한국인 특허 제1호 특허권자로 한국 특허사에 남긴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8월 13일 오후 3시 대전현충원 선생의 묘역에 상징물을 부착하고 특허제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렸다.

 

이날 박원주 특허청장은 “일본제도에 의한 한국인 제1호 특허가 역설적이게 민족기업을 탄생시켜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의 숨은 지원금이 됐다”며 “한국인 제1호 특허가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 특허분야에선 200만 번째 특허등록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축적된 200만 건에 달하는 특허와 새롭게 축적될 특허들이 우리경제의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200만호 특허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될까? 제200만호 특허탄생을 계기로 일본을 앞서가는 시대가 앞당겨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유원대 IT융합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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