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16세기 이후 급속히 유행
구석기시대의 인류는 방한의 목적으로 손가락이 없는 주머니 모양의 긴 장갑을 끼었다. 이것이 장갑의 원조다.

이집트인과 그리스인 그리고 로마인들도 같은 모양의 장갑을 끼었다. 재료는 동물의 가죽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세에는 상류층에서 헝겊과 가죽으로 만든 것을 끼었다. 다섯 손가락을 분리한 장갑도 이때 선보였다.

자수나 보석으로 장식한 것 등이 나타난 것을 보면 신분이나 계급의 상징으로서 중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세기에는 뜨개질한 장갑도 나타났다. 14세기에는 상류층 남자들에게는 일반화되었다.

여성용 장갑이 급속히 유행하게 된 것은 16세기 이후의 일이다. 프랑스와 앙리 2세의 왕비가 끼면서 여성에게는 빠뜨릴 수 없는 액세서리의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 쇄기를 박은 사람은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다. 이때 금실과 은실로 호화롭게 장식한 실크 편물 장갑도 선보였다.

이 시대 유럽의 장갑 제조 기술은 비약적인 진보를 보였다. 부드러운 새끼양의 가죽 장갑이 프랑스의 그르노블에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후 그르노블은 양질의 가죽장갑 산지로 떠올랐다.

전문 디자이너들의 등장
1950년대에는 에르메스나 몰리뇌같은 패션 하우스가 장갑분야에 진출하였고, 스키아파렐리 같은 디자이너는 컬렉션에서 장갑을 선보였다. 기록에 따르면 여름에는 하얀 편물장갑을, 겨울에는 실크장갑을 끼었다.

그러다 1790년에 실크장갑이 사라지게 되는데, 그 이유는 한 의사가 실크가 피부에 해로운 독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1834년에는 주뱅이 손 모양에 꼭 맞도록 재단할 수 있는 타발대를 발명하면서 가죽장갑 제조도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

당시 남자용 장갑은 일반적으로 짧았으며, 여성용 장갑도 이에 준해서 발전했는데, 극도로 긴 팔꿈치 길이거나 그 이상의 것이 나타나 슬리브리스의 정장에서는 지금도 그것이 쓰이고 있다.

1925년경부터 사람들은 소매의 길이와 상관없이 짧은 장갑을 사용하였다. 1930년대의 장갑은 색상이 화려해져서 가죽으로 된 붉은색이나 짙은 녹색의 장갑을 스포츠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66년에는 안드레 쿠레주가 자신의 컬렉션에서 하얀 앙상블과 색상 톤이 같은 짧은 장갑을 선보였다. 그는 자신의 컬렉션을 위한 액세서리를 직접 디자인하는 몇 안 되는 디자이너였다.

그 후 대량 생산은 가죽을 합성 가죽으로 대체 되었으며, 한 동안은 겨울용 장갑은 모 편물이나 안감을 넣은 가죽 장갑만을 사용하기도 했다.

오늘날 장갑은 새롭고 다양한 소재로 일상생활과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특수 목적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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