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부신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과학기술과 발명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 산업재산권(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의 총칭) 출원 세계 4위, 특허등록 200만 건 달성.

이 수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발명의 현주소다. 특히 특허등록 200만 건 달성은1946년 우리정부가 특허제도를 도입한 후 73년만의 성과로 미국·일본·중국·프랑스·영국·독일에 이어 세계 7번째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국가 및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계 7번째로 특허등록 200만 건을 달성한 것은 우리나라의 축적된 과학기술과 발명이 세계 7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의미로서 큰 경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100년이 걸릴 것이다.”  6.25 전쟁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장군이 남기고 간 말로 당시 16개 참전국가 모두가 이 말에 동의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15여년 만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고, 45여년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이와 함께 국민의 생활과 사회 구석구석까지 편안하고 풍요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정치인의 뛰어난 정책? 아니면 세계적 석학의 경제논리? 물론 이것도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진정한 원동력은 과학기술과 발명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발명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과 발명 DNA라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우수한 창의력으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고, 측우기와 거북선도 발명했다.

특히 한글(훈민정음)의 발명은 세계 언어학자들로부터 가장 독창적인 문자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은 유네스코가 1989년 세종대왕상을 제정하고,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또 세상에는 약 7,000개의 언어가 있고, 그중 문자를 가진 언어는 30여개에 불과한데, 그 문자를 발명한 사람과 반포일 그리고 문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려진 문자는 한글이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IT강국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과학기술과 과거의 IT산업이라 할 수 있는 활자·문자·인쇄술을 가장 먼저 발명한데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은 우리 조상들의 발명품 중에서 최고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한국발명진흥회에서 전국 15개 초·중·고등학생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한글을 최고의 발명으로 뽑았다. 이어 측우기·앙부일구·거북선·금속활자·거중기·자격루·첨성대·석굴암·고려창자·팔만대장경 순이었다.

또 2년 전 특허청 개청 40주년 및 발명의 날 52주년을 맞아 특허청 페북 친구들이 뽑은 우리나라를 빛낸 발명품 10선은 1위가 한글이었고, 이어 거북선·금속활자·온돌·커피믹스·이태리 타올·김치냉장고·천지인 한글자판·첨성대·거중기 순이었다. 커피믹스·이태리 타올·김치냉장고·천지인 한글자판을 제외하고는 우리 조상들의 발명품이다.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과 발명품은 이밖에도 수없이 많았다. 즉 천문도의 제작과 천체 관측·계미 청동 활자·세종실록지리지·1402년의 세계지도·동의보감·향약집성방과 의방유치·농사직설·택리지·동국지도·대동여지도 등 수백 가지에 이른다.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과 발명품의 특징은 대부분 중국과 서유럽의 문화를 수용하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명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변형만은 아니었다. 우리 조상들은 그것을 언제나 우리 민족적인 것으로 바꾸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했으며, 그러한 노력의 결과는 주목할 만한 창의적인 과학기술과 발명품을 탄생시켰다. 

- 여성·학생·청년층의 특허등록도 꾸준히 증가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성장에는 조금의 우연도 없었다. 오로지 과학기술과 발명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그것도 과학기술과 발명의 결정체인 특허의 힘이 가장 컸다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의 특허등록은 109만 건으로, 그 이전 61년간의 특허 등록 92만 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80년대까지 2만여 건을 기록하던 특허 등록건수는 1990년대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여 22만 건을 기록한 후 2000년대에 67만 건, 2010년대 이후 현재까지 100만 건이 넘는 특허가 등록되었다.

특히 최근 약 10년 간 등록된 특허가 1948년부터 2009년까지 61년 간 등록된 특허보다 더 많다는 것은 생산 및 제조 중심에서 지식 및 기술 기반의 산업으로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가 전환되어감에 따른 것이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1980년대까지 특허등록의 주류였던 화학 및 섬유 분야의 비중은 낮아지고, 2000년대 들어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IT 분야의 특허등록이 급증하며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특허등록이 늘어나고, 대기업의 특허등록은 다소 줄어들면서 중소기업·대기업·외국기업 등이 비슷한 특허등록건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여성과 학생 및 청년층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면서 그 특허등록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과학기술과 발명품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가져왔을까?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4년 전 발명의 날 5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를 빛낸 발명품 12건을 선정·발표했다.

이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받은 과학기술과 발명품을 또 다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필자는 심사위원장이어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12건의 발명품은 대부분 과학기술이 뒷받침된 뛰어난 발명품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연도별로 분류하여 한건씩을 선정했다.

1949년은 공병우의 한글타자기, 1959년은 금성사의 진공관 라디오, 1967년은 김필곤의 이태리 타올, 1976년은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1984년은 금성사의 김치냉장고, 1992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DRAM반도체, 1994년은 황덕형의 응원용 막대풍선, 1996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CDMA 첫 상용화, 1997년은 MP3 플레이어, 2003년은 LG생명과학의 팩티브, 2009년은 한국과학기술원의 자기공전 형상화 기술(대용량 무선 충전 기술), 2013년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 전지 차였다.

비록 12건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나머지 발명품들도 선정된 발명품 못지않게 훌륭한 과학기술과 발명품이라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었다.

이제 과학기술과 발명은 인간의 꿈을 모두 이루어주고 있다. 의식주 문제를 안락수준으로 끌어올려준데 이어 생활주변의 불편한 것들도 모두 해결해 주었다. 이 같은 꿈들이 이루어지자 사람들은 무병장수까지 꿈꾸기 시작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과학자와 발명가들의 도전이 있었고, 이 도전이 결실을 맺으면서 드디어 무병장수의 시대도 열리기 시작했다.

- 모든 상상과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시대
이제 사람은 과학기술과 발명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원시인들이 자연 속에서 살았다면 요즘 사람들은 과학기술과 발명 속에서 살고 있다. 모든 상상과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로봇이 대신해주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열렸고, 알파고 시대도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알파고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2016년 3월9일부터 15일까지 이세돌 9단과 펼친 세기의 바둑대결이 계기가 됐다. 경기 전에 이세돌 9단이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알파고가 4대 1의 대승을 거두었다. 알파고의 승리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반면에 인공지능을 응용하면 인간이 꿈꾸는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열릴 것이 라는 확신도 갖게 되었다.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생각하고, 사람이 할 수 없는 위험하고 힘든 일도 할 수 있고, 의사가 할 수 없는 희귀한 질병도 진찰하여 수술까지 할 수 있는 등 꿈같은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시대는 지금까지 축적된 과학기술과 발명을 응용하고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여 머지않은 날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 前 유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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