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쥐띠 새해가 밝았다. 12간지 중 첫 번째이기도 한 쥐는 모든 포유동물 가운데 가장 번식력이 강한 종으로 약 1,800여 종이 있으며, 포유류의 약 3분의 1일 차지할 정도로 많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진다면 다음 주역은 쥐일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한 번식력을 가진 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쥐의 존재는 해로운 동물로 분류되지만 부지런한 동물로 표현되기도 하고, 신화에는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로 묘사되어 있다.

쥐띠인 새해에는 우선 세 분야에서의 다산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이 길만이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자녀의 다산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즉 2018년 0.98명으로 1명 선이 무너진데 이어 지난해 3-4분기까지의 출산율은 0.93명이었다. 부부가 2명은 낳아야 현재의 인구라도 유지할 수 있는데 아예 1명도 낳지 않는 부부가 등장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다. 획기적인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둘째는 일자리의 다산이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출산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자리는 기업에서 다산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하기 좋은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는 산업재산권의 다산이다. 기업이 발전해야 일자리가 다산될 수 있는데, 그 원동력이 산업재산권이다. 조금 오래된 사례이기는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산업재산권의 다산으로 성공한 기업’은 제록스다.  제록스는 1960년대만 해도 미국의 복사기 시장에서 미미한 존재였다. 매출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3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1위로 뛰어올랐고, 또 3년 후에는 연간 4억 달러(당시 금액)가 넘는 매출액으로 시장점유율 60%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이 같은 성장으로 일자리의 다산과 함께 1967년에는 종업원 1인당 매출액과 이익이 각각 3만 덜러와 4천 달러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당시 거대기업인 ICI와 비교해도 매출에서 2배, 이익에서는 3배에 이르는 실적이었으며, 일본의 최대기업이었던 마쓰시다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5배, 이익은 3.3배의 실적이었다.

당시 제록스 복사기는 그 본체에만도 2백건이 넘는 산업재산권으로 무장되어 있었으며, 그 주변기술과 부품의 산업재산권까지 합하면 3백건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진 발명품의 대명사라 할 수 있었다.

요즘도 잘나가는 기업들은 모두 제록스처럼 아이디어 개발을 통해 획득한 산업재산권이 가장 큰 재산이다. 세계 유명 기업들은 산업재산권의 가치가 전 재산의 80 ~ 90%에 이르고 있다. 이제 이런 기업들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세 분야에서의 다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그 어느 해보다도 요구되고 있다. 부디 경자년 새해에는 자녀도 다산, 일자리도 다산, 산업재산권도 다산, 기타 분야도 모두 다산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 前 유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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