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비중 늘려 주행거리 확대와 독자 분리막 기술로 '안정성' 확보...2023년 포드 트럭 'F-150'에 탑재

SK이노베이션이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 2023년 'NCM구반반(9 ½ ½)' 배터리를 미국 포드의 인기 모델 'F-150' 전기픽업트럭에 탑재한다. 포드 전기차는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SK이노베이션의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오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F-150에 SK이노베이션의 NCM구반반 배터리를 탑재한다.

NCM구반반 배터리는 NCM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말한다. 코발트 사용량을 5%로 줄여 제조단가를 낮추고, 니켈 비중을 90% 이상 높여 주행거리를 끌어올렸다.

포드 픽업트럭 F-150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니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최대 과제다. 그러나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 안정성이 훼손되는 단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인 분리막 기술로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니켈 비중이 90%에 이르는 고밀도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처음이다. 이 배터리가 탑재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700㎞까지 늘고 충전 시간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의 신차 출시 일정에 맞춰 NCM구반반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에 하이니켈 NCM 배터리 전용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총 25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21.5GWh 규모의 배터리 1, 2공장을 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일자리 6000여개를 만드는 최대 5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공장은 지난달 착공했다. 이 가운데 2공장은 포드 전기차 20만대 분량의 NCM구반반 배터리를 생산한다. 1공장의 경우 폭스바겐 전기차 20만대에 들어갈 NCM811(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제품이 생산된다.

SK이노베이션은 1·2공장 건설이 모두 완료되는 2023년이면 미국에서 총 21.5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고, 글로벌 생산 규모는 71GWh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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