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급여·고용유지 3조원 증액…고용유지지원금 예산 올해 351억원에서 30배 이상 늘어 최대 상승폭 기록 전망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

고용노동부가 2021년도 예산으로 총 35조4808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30조5139억원) 대비 16.3%(4조9669억원) 증가했다.

취약계층 구직자에게 최대 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전국민 고용안전망 구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전망에 따른 고용유지 계속지원 등에 역점을 뒀다.

고용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용부 소관 예산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35조4808억원으로, 올해 본예산(30조5139억원)보다 4조9669억원(16.3%) 증가했다. 일반·특별 회계가 7조973억원으로 2177억원(3.2%) 늘었고, 기금은 28조3836억원으로 4조7492억원(20.1%) 급증했다.

-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전국민 고용안전망 강화 주력
내년도 예산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8286억원이 편성된 국민취업지원제도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저소득층이나 청년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취업 취약계층 40만명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로 '한국형 실업부조'라고도 불리며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기존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는 국민취업지원제도로 통합된다. 다만 소득과 재산 등 구직촉진수당 수급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취업 취약계층도 있는 만큼 통합 유형을 달리해 취업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취업성공패키지에 편성된 3681억원을 포함해 국민취업지원제도 전체 예산은 약 1조2000억원"이라며 "총 59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들이 구직 의욕과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일경험 지원사업'도 신설했다. 고용부는 30일간 '체험형'과 3개월간 '인턴형'에 총 2만9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관련 예산으로 542억원을 편성했다.

전국민 고용안전망 구축의 일환으로 구직급여(실업급여)와 사회보험료 지원 예산도 증액했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구직급여 예산은 최근 수급자 증가 추세에 더해 올해 12월부터 고용보험 적용 예정인 예술인 지원분까지 반영해 1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9조5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다만 올해 추경까지 더한 규모(12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이에 대해 권 실장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내년에 고용 상황이 조금 호전될 것으로 예측하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내년 구직급여 예산에는 정부가 예술인에 이어 고용보험 적용 입법을 재추진 중인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의 구직급여 지원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구직급여는 12개월 이상 고용보험료를 납부해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법 개정 등을 감안할 때 올해는 구직급여 수급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 신규가입 시 사업주와 근로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의 80% 지원하는 사회보험료 지원 예산(8013억원)에는 특고와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분도 신규 반영했다.

- 고용유지지원금 1조1844억…안전한 일터 조성 4000억
고용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내년도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을 올해 본예산(351억원)보다 대폭 확대해 1조1844억원으로 편성, 지원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45만명으로 내다봤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해고·감원 대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앞서 고용부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으로 2조1632억원을 편성하고 지원 인원을 137만명으로 확대한 바 있다.

권기섭 고용정책실장은 "내년도 고용유지지원금은 올해 6월 기준 지원 인원 수를 기준으로 일단 편성했다"며 "내년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기보다 6월 정도의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대상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도 지속 추진한다.

직접 일자리는 취업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내년에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약 103만명 규모로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며 노인 일자리 사업도 78만5000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청년일자리 핵심 지원사업인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9만명, '청년내일채움공제'(2년형)는 10만명 신규 지원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으로 각각 1조2018억원, 1조4017억원 편성했다.

여성의 경우 특고 종사자와 예술인에 대한 출산전후급여 지원에 94억원을 투입했다. 신(新) 중년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시행된 재취업지원서비스 예산 53억원, 장애인과 관련해서는 근로지원인 예산 1552억원 등을 편성했다.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예산으로는 4004억원이 투입됐다. 추락·화재·폭발 등 주요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낡고 위험한 장비와 시설은 교체하고, 현장 밀착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디지털·신기술 인력양성 등 사람투자 확대(1856억원), 원격훈련(398억원), 유연근무 지원(352억원), 산재노동자 재활 지원(6조5000억원), 체불노동자 생계 지원(6938억원) 등에 관련 예산이 편성됐다.

- 정부 일자리 사업 예산 총 30조6000억…역대 최대
고용부를 비롯해 25개 부처(청)의 179개 사업으로 구성된 내년도 정부의 일자리 예산은 총 30조6000억원이다. 이는 올해(25조5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20.0%)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으로 일자리 사업 예산은 2년 연속 20% 이상 증액됐다. 정부 총지출 대비 일자리 예산 비중도 올해 5.0%에서 내년 5.5%로 증가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내년도 일자리 사업 예산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 사업의 핵심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위축된 고용 상황에 대응할 필요성 등을 반영한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예산 집행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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