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상식이 아닌 정글의 상식이 지배하는 화성...성역할 반전시킨 군대 이야기

지은이 : 배 명 훈
출판사 : 자이언트북스
가   격 : 14,800원

한국 SF문학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배명훈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빙글빙글 우주군'이 주목받고 있다. 배명훈의 작품이 언제나 그랬듯,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축조된 새로운 세계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르고, 화성으로 이동과 이주가 가능해진 소설 속 세계에는 바로 “우주군”이 존재한다. 다만 '빙글빙글 우주군'은 여타의 우주 군대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여성 캐릭터들의 대활약이 바로 그것이다.

'빙글빙글 우주군'은 인류의 화성 이주가 가능해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우주군’은 지구궤도를 수호하기 위한 전 세계의 연합군으로, 말하자면 지구를 지키는 군대인 셈이다.

이 우주군을 이끄는 참모총장은 여성 캐릭터로 구현된다. 냉철한 판단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구예민은 우주군의 최종적인 보스답게 작품 내에서 큼직한 결정을 내려준다.

구예민뿐만이 아니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지닌 우주군의 에이스 조종사 한섬민, 지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감찰실장 박수진, 우주군의 분위기 메이커 서가을 등 군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선 흔히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가 대거 등장해 소설 속의 주요한 역할들을 맡는다.

'빙글빙글 우주군'은 화성과 지구의 대립, 지구의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두 번째 태양 등 우주군 앞에 커다란 갈등 상황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여성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군대의 시트콤 같은 일상을 함께 보여준다.

SF문학의 재미와, 소소한 일상을 다룬 이야기에서 받는 담백한 위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2020년 가을에는 '빙글빙글 우주군'과 함께 새로운 군대 이야기를 만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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