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기동체육관
답답한 세상에 날리는 통쾌한 한 방!


기간
2월 26일까지
장소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관람 등급 초등학생 이상  
관람료
4만4천~5만5천 원
문의
02-548-0598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세월의 흐름은 어찌나 정직한지. 하지만 언제부턴가 하루하루 삶의 시계는 정지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늘 똑같은 일상에 긴장감도 없고 조금은 나태해진 모습에 한번씩 채찍질해본다. 연극<이기동체육관>은 알게 모르게 정지된 시계를 ‘똑딱똑딱’ 다시 힘차게 갈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권투가 하고 싶다며 체육관에 찾아온 엉뚱한 청년 이기동과 어릴 적부터 그의 영웅으로, 권투뿐만 아니라 인생을 포기해버린 관장 이기동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감동 드라마다. 청년 이기동을 맡은 김수로씨는 종전의 밝은 이미지는 물론, 트레이닝을 통한 리얼한 권투연기와 함께 자신의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면연기까지 선보인다.

 
<이기동체육관>에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캐릭터마다 사연을 가지고 체육관에 모여든 이들은 자신과 인생 그리고 세상과 맞서기 위해 링 위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실제 권투 경기만큼이나 치열하게 주먹을 휘두른다.

이런 침체되고 낡은 체육관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으며 체육관의 활력소로 관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꿈을 심어주는 신입 관원 이기동, 젊은 시절 권투로 인해 최고의 타이틀과 아들까지 잃은 패배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관장 이기동, 타고난 재능으로 아버지가 극도로 반대하는 권투에 도전하는 관장의 딸 연희 등이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드라마는 어느 스포츠보다 생생하고 리얼하게 다가와,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대장치 역시 체육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조명마저 어두워 관객을 나른하게 만든다.

“권투는 정직한 거야. 평등하지. 똑같은 체중에, 똑같은 기술에, 똑같이 빤스만 입고 한판 뜨는 거야.” “가정이라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애 생기잖아요? 그럼 내가 하고 싶은 걸 못 해요. 맘 같아선 직장도 때려치우고 어디 여행이나 다니고 싶은데” “원래 패자는 잊히게 마련이니까……”등 연극 속 대사는 우리 삶을 그대로 투영했다. 무대 왼쪽 한 편에 있는 ‘피아노’와 오른쪽 벽에 걸린 ‘시계’의 상징성도 감정이입에 그만이다.

스포츠 경기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우승과 실패, 성공과 좌절 등 우리가 인생에서 겪을 법한 희로애락으로 가득 차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선수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대리 만족하기도 하고, 경기를 보며 사람들과 마음으로 하나가 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관장 이기동과 딸 연희, 그 사이에 선 엉뚱 청년 이기동과 체육관 식구들, 그들이 날리는 펀치에 힘을 얻어 힘차게 한 해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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