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구 가래

- 우리나라 고유의 농기구
농기구 하나를 두고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이 협동하여 일을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과연 그런 농기구도 있을까?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농기구인 가래가 바로 그것이다. 가래란 우리 선조들이 공동체 삶을 이끌어온 벼리인 동시에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하여 발명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삼각구도의 과학 원리를 응용하여 힘을 분산시켜 적은 힘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래에 이 같은 원리가 응용되었다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지혜로운 삶을 살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논밭을 가는 농기구에는 따비·가래·화가래·괭이·쇠스랑·극젱이·쟁기 등의 7가지가 있는데, 가래 또한 농사를 짓는 데 기본이 되는 농기구로서 괭이의 전신이기도 하다.

용도 및 특징은 소가 들어가지 못하는 무논에서 논을 갈거나 논바닥을 고르는 일과 바닥의 흙을 파서 일구거나 고랑을 치고 두둑을 만드는 일 그리고 밭둑이나 논둑을 깎는 일을 거뜬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괭이나 쟁기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기 위해 특수한 목적으로 발명한 농기구라 할 수 있다.

- 사용하는 사람의 수에 따라 분류
가래의 종류는 사용하는 사람의 수에 따라 분류된다. 즉, 세 사람이 사용하면 외가래, 일곱 사람이 사용하면 칠목 가래, 열 사람이 사용하면 열목 가래라 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외가래였다.

작업을 할 때 흙을 떠서 옮기는 일을 가래질, 가래로 떠낸 흙덩이를 가랫밥, 가래를 세워 흙을 깎는 일을 칼가래질, 논둑이나 밭둑을 깎는 일을 후릿가래질이라고 한다.

구조는 나무를 자루와 몸이 하나가 되도록 깎고, 둥글넓적한 몸 끝에 쇠 날을 끼웠다. 또, 몸 양쪽에는 구멍을 뚫고 줄을 꿰었다. 작동원리는 외가래의 경우 한 사람은 자루를 잡고, 두 사람이 양쪽에서 줄을 잡아당겨 흙을 퍼낸다.

가래 줄은 잡는 사람들의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 각이 크면 힘은 적게 들지만 가래의 이동거리가 짧아지고, 반대로 각이 작으면 힘은 많이 들지만 이동거리가 멀어진다. 따라서 각 조절만 잘해도 작업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

외가래의 경우 하루 6백여 평의 진흙 밭을 고를 수 있으며, 수명은 대체로 4~5년, 무게는 2.5㎏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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