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원작에 경쾌한 마임, 탭댄스 가미
공연장소 예술극장 나무와물 (02-766-2124)
공연기간 2011년 2월 2일(수) ~ 2011년 3월 27일(일)
공연시간 화~금 8시/ 토 4시, 7시/ 일, 공휴일 4시,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티켓가격 일반 35,000원/대학생 20,000원/청소년, 장애인, 국가유공자 17,500원
티켓예매 인터파크 1544-1555 / 클립서비스 501-7888
‘우리 동네’의 서사는 자극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그저 평범한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사랑과 삶, 죽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별다를 것 없는 ‘뻔한 이야기’를 몇 번씩이나 재관람하는 팬층이 생겼다. 자극적이지 않은 소박하고 따듯한 ‘일상’의 이야기가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원작의 배경은 1930년대 미국 중서부지만, 뮤지컬 ‘우리 동네’는 1980~90년대의 파주로 배경을 옮겼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깊이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보다 친숙한 설정으로 접근한 것이다. 특히 사랑과 삶,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는 젊은 층에서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른다. 덕분에 “‘우리 동네’로 인해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보다 넓은 관객층을 아우르며 많은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로 각색한 ‘우리 동네’의 최대 장점은 소박하고 잔잔한 일상을 그려낸 1, 2막마저 코믹한 유머와 마임, 탭댄스 등 볼거리를 섞어 유쾌하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우리 동네’의 무대에는 장치도, 소품도 없다. 대신 배우들이 마임을 사용해 온갖 소품들이 마치 눈앞에 있는 듯 무대를 꽉 채운다. 일반적으로 대형 무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탭댄스를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12명의 배우들이 어우러진 탭댄스는 극을 한결 신나고 흥겨운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특히 작곡가 강규영이 100% 창작한 ‘우리동네’의 넘버들은 서정적인 감성을 담은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OST가 재고 없이 모두 팔렸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3막에 이르면 단조로운 하루하루가 쌓여 결국 죽음을 맞는 삶의 본질을 깊이 있게 다룬다. 둘째 아이를 낳다가 죽은 선영에게 일생 중 하루를 택해 단 한 번 일상으로 잠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 13살 생일날로 돌아간 선영은 뒤늦게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읊조린다. “산 사람들은 사는 동안 산다는 게 무엇인지 과연 알까?”
‘우리 동네’는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그 ‘일상성’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무게감 있게 보여준다. 생성과 소멸에 관한 진리, 그리고 그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을 통해 삶에 대한 철학적 시각과 따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바로 ‘우리 동네’다.
김혜진 기자 friifrii@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