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원작에 경쾌한 마임, 탭댄스 가미

 

공연장소 예술극장 나무와물 (02-766-2124)
공연기간 2011년 2월 2일(수) ~ 2011년 3월 27일(일)
공연시간 화~금 8시/ 토 4시, 7시/ 일, 공휴일 4시,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티켓가격 일반 35,000원/대학생 20,000원/청소년, 장애인, 국가유공자 17,500원
티켓예매 인터파크 1544-1555 / 클립서비스 501-7888


 
퓰리처상 수상 작가 손톤 와일더의  ‘Our Town’을 뮤지컬로 각색한 ‘우리 동네’가 2011년 2월 2일 다시 관객을 찾아온다. ‘우리 동네’는 김성수(번안/각색/연출) 감독이 1999년부터 기획해 2006년 4월 첫 막을 올렸다. 1938년 초연 이후 전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국내에도 연극으로 수차례 무대에 올랐지만 뮤지컬로는 처음이다. 이후 2006년부터 6차에 걸쳐 앙코르공연을 이어오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 동네’의 서사는 자극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그저 평범한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사랑과 삶, 죽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별다를 것 없는 ‘뻔한 이야기’를 몇 번씩이나 재관람하는 팬층이 생겼다. 자극적이지 않은 소박하고 따듯한 ‘일상’의 이야기가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원작의 배경은 1930년대 미국 중서부지만, 뮤지컬 ‘우리 동네’는 1980~90년대의 파주로 배경을 옮겼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깊이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보다 친숙한 설정으로 접근한 것이다. 특히 사랑과 삶,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는 젊은 층에서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른다. 덕분에 “‘우리 동네’로 인해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보다 넓은 관객층을 아우르며 많은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로 각색한 ‘우리 동네’의 최대 장점은 소박하고 잔잔한 일상을 그려낸 1, 2막마저 코믹한 유머와 마임, 탭댄스 등 볼거리를 섞어 유쾌하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우리 동네’의 무대에는 장치도, 소품도 없다. 대신 배우들이 마임을 사용해 온갖 소품들이 마치 눈앞에 있는 듯 무대를 꽉 채운다. 일반적으로 대형 무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탭댄스를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12명의 배우들이 어우러진 탭댄스는 극을 한결 신나고 흥겨운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특히 작곡가 강규영이 100% 창작한 ‘우리동네’의 넘버들은 서정적인 감성을 담은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OST가 재고 없이 모두 팔렸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3막에 이르면 단조로운 하루하루가 쌓여 결국 죽음을 맞는 삶의 본질을 깊이 있게 다룬다. 둘째 아이를 낳다가 죽은 선영에게 일생 중 하루를 택해 단 한 번 일상으로 잠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 13살 생일날로 돌아간 선영은 뒤늦게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읊조린다. “산 사람들은 사는 동안 산다는 게 무엇인지 과연 알까?”

‘우리 동네’는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그 ‘일상성’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무게감 있게 보여준다. 생성과 소멸에 관한 진리, 그리고 그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을 통해 삶에 대한 철학적 시각과 따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바로 ‘우리 동네’다.

김혜진 기자 friifri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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