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업인 단체와 국회의원 협력 필요”
제도 개선 요구 필요 …
가리봉, 실리콘밸리의 팔로알토 같은 배후 주거지로

본지는 2011년 새해를 맞아 서울디지털단지와 관련한 주요 인사들과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이번호는 다섯 번째 순서로 박영선 국회의원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디지털단지가 양적으론 크게 팽창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발전에 도움을 주는 단지로 변모하기 위해선 질적으로 더 개선해야 할 내용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개선해야할 내용을 꼽는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기업인네트워크 활성화가 절실합니다. 서울디지털단지 기업들이 발전하기 위해선 대표적인 경영자단체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필요한 법률제정과 지원책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야 합니다. 기업인들의 정제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단체가 국회의원과 협력하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서도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못한는 일을 이 지역 중소기업들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서울디지털단지는 1만 개가 넘는 기업이 자생적으로 밀집해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서울디지털단지를 IT기업의 정보 공유와 소통의 중심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외관상으로 직장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휴식 녹지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아쉬움이 많습니다. 보육시설 확충도 중요한 사안입니다. 서울디지털단지에는 13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내 보육시설은 영유아 79명과 120명을 정원으로 하는 2곳이 전부입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회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에 ‘산업단지 보육시설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건의서를 제출했습니다. 육아문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떨어뜨리고,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IT산업과 문화를 접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울디지털단지는 ‘초단편영화제’를 개최해 모바일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모바일 경쟁 부문을 추가해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앞으로도 서울디지털단지의 IT산업과 연계한 영화제로 발전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에 지속적으로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해주는 것도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업체와 간담회를 열어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공정위가 이때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입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리봉균형촉진지구 개발 취지와 현재 상황,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이지역 개발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제가 특파원으로 일할 때 실리콘밸리를 여러 차례 취재했습니다. 실리콘 밸리는 산업지대이면서도 배후엔 세계적인 갑부들이 모여 사는 팔로알토라는 유명한 주거지가 있어 양지역이 잘 조화를 이루고 큰 시너지를 냅니다.

가리봉균형촉진지구는 실리콘밸리의 팔로알토처럼 서울디지털단지의 중심에 위치한 배후 주거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디지털단지의 창조적 능력을 받아주는 배후 도시를 만들어 기업인들과 직장인들이 일도하고 휴식도 취하고 놀기도 하며 에너지를 분출하면 더 폭발적인 시너지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리봉균형촉진지구는 단순히 재개발사업이 아니라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갖고 디자인하는 등 서울시 차원에서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가치는 상상력입니다. 우후죽순으로 빼곡히 들어선 건물과 교통 체증, 부족한 문화시설은 서울디지털단지 직장인의 창의력과 열정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 가리봉균형촉진지구가 시너지 효과를 내 서울디지털단지 직장인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작년 연말 LH공사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구조조정 대상 사업지역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LH공사는 구조조정 대상 사업지구 선정을 위해 용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리봉균형촉진지구에 대한 용역 결과도 곧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최대 현안은 창조성과 수익성입니다. LH공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무시설과 주거시설의 비율을 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존에 정했던 비율은 주거시설이 40%이고 업무지원시설이 60%입니다. LH공사, 주민대표, 구로구청이 3자 협의해 주거시설 비율을 높여 추진할 예정입니다.

가리봉촉진지구는 주민들이 자기 재산을 현물출자해 개발하는 관리처분방식입니다. LH공사, 주민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해 사업을 이행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서울디지털단지 보행자 중심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서울디지털단지 보행자 중심 거리 조성의 총 소요 예산은 25억원입니다. 구로구청이 올해 상반기에 특별교부금 신청을 하면 행정안전부 예산 최대 1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계획돼 있던 국토해양부 1억원의 예산과 구로구청의 매칭펀드 1억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구로디지털단지역 2, 3번 출구에서 디지털단지 내 코오롱사이언스 빌딩에 이르는 4만9000㎡에 대해 보행 여건 개선사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창조1길, 창조2길의 횡단보도를 확대하고, 보행도로 확보를 위해 양방향 차도인 창조1길을 일방통행으로 바꿀 것입니다. 창조2길은 ‘시간제 보행자 전용 도로 제도’를 운영해 보행자가 많은 시간에는 차량을 통제할 계획입니다.

보행자 중심 거리 조성 사업은 행정관청만 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단지 입주 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청, 입주기업, 주민과 함께 ‘걷고 싶은 거리 위원회’를 만들어 여러 좋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가로수를 바꿔 벛꽃나무나 세콰이어를 심자”, “서울디지털단지의 특성을 살려 조명시설을 특화하자”는 등의 의견이 있어 검토 중입니다.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시급히 보완해야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노력을 하실 계획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균등한 기회를 통해 상생경영을 이루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주요 산업을 문어발식으로 독식하고,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의 하청 생산기지에 불과한 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대기업에서 탈취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대기업이 입찰제안서에 포함된 자료를 부당하게 취득하거나 기술개발 인력을 스카웃해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을 빼가는 행위 등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또, 중소벤처기업에 무리한 원가정보를 요구하여 영업 기밀을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하도급법 적용도 2차 이하 협력사로 확대해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서울디지털단지 경영자와 직장인들에게 새해 덕담을 해주세요. 

서울디지털단지는 한국의 꿈이자 서울의 심장부입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창의력, 상상력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게 구로구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대담 이상선 대표 / 정리 김혜진 기자 friifri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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