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끌과 망치로 뚜껑 따 여간 불편
캔의 발명은 식생활 개선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통조림이 발명되면서 각종 식품을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음은 물론 유통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문제는 캔 따개였다. 캔 식품 하나를 먹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해야 했다. 뚜껑을 따기가 웬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죽했으면 캔 뚜껑에 ‘끌과 망치로 윗부분을 둥글게 자르시오.’라는 문구까지 넣었을까. 다행히 1858년 이즈라 워너가 깡통따개를 발명하였으나 칼날을 뚜껑에 박은 다음 톱질하듯 테두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어서 여간 위험하고 불편했다. 이 때문에 가지고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많았다.

결국 1870년 헨리 라이언이 발명한 바퀴모양의 칼날을 부착한 따개가 발명되고, 1931년에는 전동따개까지 발명되면서 안전하게 뚜껑을 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야외에서 캔 뚜껑을 따려면 반드시 따개를 가지고 가야함으로 캔 식품의 대중화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야외에서는 캔 식품을 먹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 자동차 범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명
캔 식품이나 음료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따서 먹을 수 있는 시대는 1959년 미국의 에르멀 클레온 프레이즈가 뚜껑에 고리를 부착한 캔을 발명하면서 부터였다.

프레이즈가 발명한 캔은 고리를 표시된 방향으로 살짝 잡아당기면 손쉽게 뚜껑이 열리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캔 식품을 즐겨먹는 프레이즈는 여러 차례 깡통따개를 발명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즈라 워너와 헨리 라이언이 발명한 캔 따개와 전동식 따개까지 모두 사용해 보았으나 하나같이 단점이 있고, 야외에서 사용하려면 따개를 휴대해야하는 불편이 있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우선 기존제품들을 원점부터 철저하게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기존의 제품개선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새로운 원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타는 자동차의 범퍼를 보는 순간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자동차 범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살짝 음각된 입구 라인을 따라 고리를 뜯어내듯 잡아 당겨 뚜껑을 뜯어내는 캔을 발명했다.

프레이즈의 발명은 알코아사(社)가 사들여 상품화했는데, 때마침 피츠버그 양조회사가 한번에 10만 개를 주문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뚜껑만 따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캔 커피는 1969년 일본 커피업체 UCC가 발명했다. 캔 커피가 일본에서 처음 발명된 것은 세계 가장 발달한 자판기 문화 때문이었다.

글 :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前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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