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환호 vs. 엄마는 걱정

 

호기심이 많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반려동물을 키우겠다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여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 정서에 긍정적 효과는 물론, 과학 탐구 보고서와 같은 과제 때문이라도 부득이 그들과 동거를 감행했을 터.

하지만 자녀가 체질적으로 약하거나 영·유아기의 동생이 있다면 세균 감염이나 호흡기 질환 등이 걱정스럽다.

다양한 이유로 동식물을 키우게 되었다면 주의 사항부터 꼼꼼히 챙겨보면 어떨까?

아이들은 좋다고 하지만 반려 동식물, 안전할까? 

최소아청소년과 최수영 원장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심리적 안정이나 교감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천식이나 털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아토피환자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개와 고양이에게서 발견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인 톡소플라즈마증은 임산부가 감염됐을 경우 불임과 유산은 물론, 태아가 경기를 일으키거나 시각 장애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최 원장은 “현재 가정에서 키우는 모든 동물이나 곤충, 파충류 등은 집 밖에서 기르던 것으로 종전에는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던 만큼 알려지지 않은 각종 세균 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가능한 한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돌 미만의 영·유아나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집 안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식물 중에는 먹거나 스치기만 해도 독성으로 인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어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구강기 아동이 있는 가정에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 동식물 속속 탐구! 무엇을 주의할까?

▶식물 편 = 관상과 공기 정화 목적으로 가정에서 흔히 재배하는 관엽식물이나 꽃은 일반적으로 우려하는 짙은 향이나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화분 속 벌레에 의한 세균 감염보다는 식물의 독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대공원 이윤주 팀장은 “관상용으로 사랑받는 아이비는 독성이 강해 먹으면 설사와 복통,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한다. 대표적 구근식물인 수선화와 크로커스도 구근에 강한 독성이 있어 먹으면 구토와 경련,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수선화의 구근을 양파로 착각해 요리해 먹은 뒤 집단 복통을 일으킨 사례도 있었다고. 대표적 관엽식물인 크로톤은 잎의 절단면에서 유즙이 발생하는데, 피부에 닿으면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외에 독성이 있는 실내 식물로는 디펜바키아, 꽃기린, 난타나 등이 있다. 실외 식물 중에도 리기탈리스, 델피니움, 주목의 열매 등에는 강한 독성이 있다. 또 사람에 따라 국화과 식물처럼 특정 식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동물 편 = 가정에서 흔히 키우는 개와 고양이가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털로 인한 호흡기 질환과 털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대표적. 동물의 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지 여부는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입술 접촉으로 인한 기생충 감염과 피부염이 대표적이며, 이따금 벼룩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서울대공원 유미진 팀장은 “반려동물이 일으킬 수 있는 질병도 주의해야 하지만, 키우는 동물이 사이티스 보호종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정에서 키우는 동물들 중에는 이따금 원숭이나 사막여우, 앵무새 등에서 사이티스 보호종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 만일 키우는 동물이 사이티스 보호종인 경우 동물을 몰수 당하는 것은 물론, 100만 원에서 최고 1천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환경청 자연환경과 송주연씨는 “야생동물을 양도 받을 때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동물인지 확인하고, 환경청에서 발행한 증명서 사본을 소지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검역을 거치지 않고 밀반입된 동물은 유해한 전염병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곤충·파충류 편 = 동물 외에도 애완이나 학습 목적으로 곤충이나 파충류를 사육하는 가정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울대공원 심재열 주무관은 “곤충이 서식하는 부엽토는 대부분 살균 소독이 된 상태로 판매하므로 크게 전염병을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부엽토가 지나치게 건조하면 먼지가 발생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니 부엽토를 항상 촉촉한 상태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엽토는 먹이와 배설물로 인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자주 새것으로 교체해주라고 심 주무관은 충고한다. 부엽토가 너무 질거나 온도가 일정하지 않을 경우 탄저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습도 조절에 힘써야 한다. 부엽토의 적정 습도는 손으로 부엽토를 꽉 쥐어서 물이 흐르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

파충류는 대부분 생식을 하기 때문에 변에서 기생충이 많이 발견된다. 따라서 배설물 처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은 모든 파충류의 변에서 발견되며, 인체에 감염되었을 경우 설사나 고열, 복통을 일으킨다. 혈류나 골수, 신경계로 옮겨가면 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면역력이 약한 5~6세 미만의 아동이 있는 가정에서는 사육을 피하고, 가급적 사육통에서 꺼내 만지거나 배설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반려 동식물과 위험한 동거, 안전하게 바꾸는 수칙 무엇?

신구대학교 원예디자인과 김혜숙 교수는 “가정에서 키우는 식물이 있다면 반드시 식물의 특성을 파악해두고,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독성이 있는 식물을 함부로 입에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충고한다. 화분 흙에서는 지렁이, 민달팽이, 개미, 진딧물, 응애, 깍지벌레 등이 흔히 발견되는데 사람에게는 크게 해롭지 않아 간단한 소독으로 제거할 수 있다. 특히 분갈이를 하거나 흙을 교체할 때 가급적 판매되는 흙을 사용하는 게 좋다. 벌레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독도 중요하지만,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자주 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을 사육할 경우 손 씻기는 필수. 구강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입술 접촉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동물을 만지던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손을 빨아선 안 된다. 물론 데리고 잠자리에 드는 것도 피한다. 특히 식사 때 식탁 근처에 반려동물이 오도록 방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 일정한 곳에 배변을 하도록 훈련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소독을 하는 것도 필수다. 유 팀장은 반려동물을 깨끗이 씻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벽하게 건조하는 것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샤워는 7~10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며, 전용 샴푸를 사용한다. 너무 자주 씻기면 피부 질환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산책하고 돌아와서는 발만 씻기고 무좀에 해당하는 진균성 세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충분히 건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점. 동물의 청결만큼이나 밥그릇이나 물통 등의 주변을 청결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곤충의 부엽토를 만질 때도 반드시 장갑을 끼고 물고기나 파충류, 양서류도 반드시 고무장갑을 끼고 물갈이를 하는 등 직접적인 접촉은 피한다. 특히 욕조와 세척 용기를 반드시 구분해 사람과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한 물도 욕실 바닥보다는 변기에 버릴 것을 권한다. 

사이티스 보호종이란?

사이티스 보호종(The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CITES)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을 보호하자는 국제 협약으로, 사이티스 홈페이지(www.cites.org)나 환경청 홈페이지(www.me.go.kr)를 통해 해당 동식물을 확인할 수 있다.

미즈내일 최원실 리포터 goody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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