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관계 중독, 혹시 당신도…?
우리 가족은 정말 사랑한 걸까


지은이 사이토 사토루
옮긴이 이서연
펴낸곳 한문화멀티미디어
11,000원

 

술에 취해 아내와 자식을 때리는 아버지, 학교도 안 가고 게임만 하면서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들, 밥 먹기를 거부하며 엄마에게 욕설을 퍼붓는 딸…. 불화가 있는 가족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상처만 주는 가족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들은 왜 서로 할퀴면서도 헤어지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일본의 의존증(중독증) 전문 정신과 의사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왜 하필 중독 전문 의사일까. 지은이는 술, 마약, 약물, 게임, 섹스, 일 등에 중독된 사람들을 연구하면서 가족이 그들의 트라우마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미안해하면서도 증오하는 가족에 대한 상반된 감정이 중독 상태의 그것과 닮았다는 것이다.

“가족은 아들과 딸, 엄마와 아빠의 의존 증상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아요. 그런 노력이 더해질수록 의존 증상은 깊어지고, 의존이 심화해질수록 가족의 비이성적인 관심과 간섭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상황을 관계 중독, 즉 상호 의존 증상이라고 해요.”

상호 의존 증상은 집착을 사랑이라 믿고 상대방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것. 예를 들면 아내를 때리는 알코올의존증 남편과 수호천사처럼 그 곁을 지키는 아내, 성인이 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참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끔찍해하면서도 독립하지 못하는 딸의 관계가 대표적이란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지은이는 가족 간 지배와 의존 관계의 틀을 깨라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뒤엉킨 개개의 자아를 독립시키고 진짜 어른으로 거듭나 성숙한 관계를 맺으라는 것. 당사자들의 현실은 무척 절망적이겠지만 배후에 숨은 이런 논리를 알면 상황은 금방 구체적이고 희망적으로 바뀐다.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