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회복이 한국경제 미래”
‘사람중심경영-사회적 벤처창업’ 순환구조 필요
“인원감축 구조조정은 기업혁신성 떨어뜨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가정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세계 각 나라들이 ‘기업가정신’을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자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저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국사회도 ‘기업가정신’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국가경제에 활력을 주입하고, 성장 원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은 벤처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교수는 대표적인 ‘기업가정신’ 전도사로 꼽힌다. 이 교수는 ‘기업가정신 회복-사람중심경영-사회적 벤처창업’의 선순환구조에 한국경제의 미래가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으로 뭉친 젊은이들이 벤처창업에 도전해야 하고, 기존 기업인들은 기업가정신을 되살려 벤처정신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국경제의 미래가 있다.”

그는 1991년 국내 최고 벤처기업 메디슨 창업, 벤처협회와 코스닥 설립주도, 벤처기업특별법 제정, 최초 기업호민관 역임 등 한국 벤처의 산증인이다. 벤처 1세대로서 지난 20여년간 벤처의 성공과 좌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의 발언에는 힘이 실려있다.

이 교수의 ‘기업가정신’에는 ‘사람중심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기업경영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익을 내는 것과 사람을 양성하는 구조를 가진 기업이 장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창조성이 핵심인 지식정보화시대에 사람(직원)경영을 하지 않고서는 ‘창조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다. 직원을 월급쟁이가 아닌 파트너를 인정하고 함께 할 때 창조성은 극대화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하는 사람을 줄이는 미국식 구조조정의 폐해를 많이 경험했다. 미국식 구조조정은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직원감축은 단기간 기업에 이윤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혁신역량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교수는 10여년전 외환위기와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기업의 구조조정 방법에 대한 비판이다. 특히 정부와 금융, 기업들의 ‘직원감축=구조조정’이라는 관행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이 교수의 ‘기업가정신’은 ‘사회적 벤처창업’으로 귀결된다. 창업부터 ‘돈’(이익) 자체보다는 돈을 버는 과정에서 ‘사회와 기업에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간 벤처기업 증가수가 5000개를 넘어섰다. 이를 두고 '제2 벤처시대'라는 성급한 판단이 나오기도 한다. 이 교수는 “기회가 다시오고 있다. 이 기회를 활용해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에 진입해야 한다. 3만달러시대는 대기업의 효율성에 기반해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혁신경제가 돼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 ‘벤처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 벤처인증제도와 코스닥 상장기준 개선, 창업기업 투자제도 완화를 주문했다.

그는 “벤처는 지금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서 “기업가재단 설립이나 벤처기업의 사회공헌 등 많은 노력으로 사회적 벤처 흐름이 조성되고, 정부의 실질적인 벤처활성화 대책으로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회적 벤처창업이 활성화돼 한국경제에 돌파구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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