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마술사 : 샤갈

‘도시 위에서’, 1914-1918, 국립트레티아코프갤러리, 모스크바, 러시아
ⓒ Marc Chagall/ADAGP, Paris-SACK, Seoul, 2010 Chagall (R)

공연기간 3월 27일까지
관람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요일·공휴일은 오후 8시까지,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관람료 어른 1만2천 원, 어린이 1만 원, 야간특별 할인 (오후 6시 이후 2천 원 할인)
문의 1577-8968 (www.chagallseoul.com)

샤갈의 인기는 정말 대단하다. 워낙 인기 작가라 전시 초에는 제대로 감상하기도 힘들 것 같아 일부러 때를 늦췄건만, 서울시립미술관은 평일인데도 주차장에 들어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도대체 샤갈의 그림은 왜 이토록 인기일까.

관람객의 기나긴 행렬을 쫓다 보니 미술 문외한인 내게도 답이 절로 보인다. 피카소처럼 난해하지도 않고 달리처럼 괴기(?)하지도 않으면서,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느낌마저 드는 기묘한 그림, 그러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화려한 색채감이 ‘샤갈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도 샤갈의 그림을 보고 나면, 대번에 “샤갈이다!”라고 외치게 만드는 느낌 말이다. 요즘 한창 ‘미술’에 꽂혀 책을 읽어도 미술 관련 책만 골라 읽던 우리 아이들은 엄마와 미술관 데이트를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 아이들의 눈에 비친 샤갈은 어떤 느낌일까.

“너희는 이번 전시에서 어떤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니? 기억나는 그림 있어?”

관람을 마치고 카페에 앉아 간단히 요기를 하며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큰애는 포스터에 나온 ‘도시 위에서’를 꼽았고, 작은딸은 ‘나와 마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어떤 그림을 보고는 “엄마, 나도 이 정도는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귀여운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는 우리 딸들뿐만 아니라, 아이의 친구들도 데리고 갔다.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너희끼리 자유롭게 관람하라’고 말하니,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면서 도슨트를 쫓아가 뭔가를 듣고 오기도 하고, 열심히 메모도 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들과 전시회에 가기 어려워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애쓰지 말고, 자기들끼리 알아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능동적인 관람 말이다.

친구들과 함께 재미나게 그림을 둘러보고 난 소녀들의 얼굴이 샤갈의 색채만큼이나 화사하다. 참고로 평일 오후 6시 이후 시간에 관람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관람료도 2천 원 할인되고, 무엇보다 관람객이 한결 줄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주말보다는 평일, 평일 중에서도 수요일이 가장 관람객이 적은 편이고, 오후 6시 이후가 가장 쾌적하다. 미리 알았다면 2천 원 할인 받을 수 있는 저녁 데이트도 괜찮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미즈내일 강현정 리포터
이미지 제공 샤갈전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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