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배혜정 펴낸곳 창해  12,000원

막걸리 CEO 배혜정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 창업주 배상면의 딸이 바로 이 책의 지은이 배혜정이다. 집안은 온통 술과 인연이 깊다. 현재 국순당 배중호(57) 사장이 그의 오빠, 배상면주가 배영호(51) 사장이 동생 그리고 배혜정(55) 사장은 막걸리를 만드는 배혜정누룩도가를 이끌고 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두 형제가 일찌감치 업계에 뛰어든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만, 그조차 불현듯 막걸리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지은이는 ‘숙명’이라고 설명한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는 막걸리와 상관없는 평범한 전업주부로살았다. 그러다 서른아홉이 되던 지난 2001년, 아버지가 그에게 막걸리 사업을 제안한 것.

“네가 막걸리를 빚어라. 내가 약주를 개발하고 연구해서 백세주가 세상에 나왔지만, 늘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건 막걸리야. 막걸리야말로 우리 민족의 혼이 배어 있는 전통주잖니. 나의 꿈은 막걸리다. 막걸리에서 약주가 나오는 거니까.” 본문 중 아버지 배상면씨의 말이다. 그렇게 그는 난생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아버지의 개량 누룩과 발효 비법이 있었기에 더욱 자신감이 넘쳤단다. 또 최고의 재료로 술을 빚고 술을 담는 용기 또한 고급스러운 유리병으로 꾸민다면 소비자에게 환영 받으리라 짐작했다. 그러나 마주한 현실은 당혹스러웠다. 막걸리는 맛있게 잘 빚어졌지만 정작 어디에 어떻게 팔아야 할지 난감했다는 사실. 그러니까 판매 전략이 전무했다는 얘기다. 고전을 면치 못하다 일본 수출에 눈을 돌렸고, 시장에서 설득력을 발휘할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다. 어쩐지 지난해 상반기 브라운관에서 히트한 드라마 <신데렐라언니>가 떠오른다. 작가도 배혜정씨의 성공담을 조금은 작품에 녹여내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 대기업들과 싸움을 목전에 두고 고군분투 중이라는 배혜정씨. 그가 현실에 그리는 <신데렐라언니 시즌 2 : 자랑스러운 아줌마 버전>이 있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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