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모아 떠난 가족 자유 여행

 

여행의 매력을 ‘다름’에서 찾는다면, 중국은 그리 매력적인 여행지라 할 수 없다. 자연환경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의 매력을 잘 먹고, 잘 쉬고, 실컷 쇼핑하고 다니는 데서 찾는다면 상하이만큼 매력적인 도시가 또 있을까.

악착같이 모은 마일리지로 온 가족 함께 떠난 상하이 자유 여행.

마일리지로 떠나는 공짜 여행의 즐거움

언젠가 마일리지로 공짜여행 한번 가봐야지! 이런 마음으로 악착같이 마일리지를 모았다. 남편 출장 때마다 알토란같이 모으고, 항공사 마일리지 제휴 카드를 사용했더니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신용카드 결제액도 모처럼 일등 공신이 됐다. K사와 A사에 각각 7만여 마일이 쌓였고, 이 정도면 항공사를 각각 나눠 온 가족이 마일리지로 중국이나 일본행 왕복 보너스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분량이다. 물론 마일리지 여행에도 유류 할증료와 세금은 별도로 붙는다.

우리 가족의 경우 세금과 유류 할증료로 50만 원 정도 지출했다. 금액만 보면 마일리지로 가는 장점이 큰 편은 아니다. 중국 내에서도 상하이보다는 쿤밍 같은, 보다 먼 곳을 여행할 때 마일리지를 쓰는 게 훨씬 이득. 하지만 마일리지 사용 기간을 감안하면 상하이 여행도 감지덕지다.  사의 비행기로 남편과 큰딸이 선발대로 출발하고, A사의 비행기로 나와 작은딸이 한 조가 되어 탑승했다. 상하이는 두 국적기 항공사의 비행 출발과 도착 시간이 15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가족 넷이 선발대와 후발대로 출발하기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늘 가족 넷이 붙어 다니다가, 오랜만에 둘씩 떨어져보니 이 방법도 꽤 신선했다. 마일리지를 악착같이 사용하느라 본의 아니게 둘씩 찢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이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자유 여행자에게 천국인 ‘상하이’

가장 저렴한 패키지 여행 상품을 고르라면 단연 상하이 패키지 여행이 1등일 것이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상하이 여행을 다녀오지만, 그에 비해 “정말 좋았다”고 평하는 사람도 적은 게 사실. 중국 여행이 과연 싼 맛에 가는, 매력 빵점의 여행지일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유 여행으로 상하이에 다녀와 보라고 말이다.

상하이는 자유 여행자들에게 그야말로 천국이다.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 아주 많으니까. 그리고 거의 100미터 간격으로 서 있는 공안(중국경찰) 덕분에 꽤 늦은 밤 시간까지도 관광객이 안심하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대중교통 수단이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 지하철이나 택시로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다. 혼자라면 지하철이 유리하고, 가족 단위라면 한데 묶어 다닐 수 있는 택시가 비용 면에서나 편리함의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중국어를 못 해도 괜찮다. 가이드 책을 펼쳐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된다. 상하이는 관광객이 가볼 만한 관광지나 박물관, 맛집들이 대부분 인민광장 주변에 몰려 있다. 때문에 숙소를 인민광장이나 와이탄 부근에 잡으면 여러모로 여행이 편리하다. 

Best 1  음식

△상하이 명물 게 요리와 중국 정통 요리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해물탕면과 상하이의 명물 게 요리. 맛도, 가격도, 서비스와 식당 분위기도 최고였던 GRAND MOTHER 레스토랑와이탄 부근 푸주로에 위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기는 근사한 만찬 = 상하이에서 보낸 3박 4일은 매끼 “이번엔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게 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주부가 식사 준비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아침은 호텔 뷔페로, 점심과 저녁은 가이드 책을 뒤져 시내 맛집만 골라 다녔다. 한번은 딤섬, 한번은 정통 중국 요리, 상하이의 별미라는 게 요리, 훠궈(샤부샤부), 시아오롱빠오(왕만두와 비슷함) 등. 혹자는 중국에서 음식이 안 맞아 고생했다는데, 상하이만 하더라도 글로벌 스탠더드의 맛이라 여행자를 힘들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작정하고 가이드 책에 소개된 유명한 집만 다녔는데도, 한화 5만~6만 원 선에서 근사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럴싸한 식사도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할 수 있다는 점.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아닐까. 

Best 2 쇼핑

△인민광장 앞. 맞은편에 상하이박물관, 길 건너편에는 쇼핑몰이 몰려 있다.
◆주부라면 누구나 한눈에 반할 곳! IKEA매장 = 3박 4일 상하이 여행 일정 중 주부의 마음을 가장 만족시킨 코스. 한국에도 이케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 있지만, 이렇게 큰 오프라인 매장은 없다. 하루 종일 구경하라고 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넓은 매장에 볼거리, 살 거리가 충분하다. 특히 아찔할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보면 컨테이너 하나 가득 채워 배편으로라도 부치고 싶을 정도다. 택시로 갈 경우, 인민광장에서 이케아까지 약 9천 원. 

◆다국적 브랜드 의류를 한눈에~ = 리포터는 외국 여행을 다닐 때마다 은근히 많이 사는 품목 중 하나가 애들 옷이다. 상하이 곳곳의 쇼핑가에는 망고, 자라, H&M, 유니클로 등 다국적 브랜드 숍이 몰려 있어 엄마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H&M에서 이너로 받쳐 입기 무난한 긴소매 티셔츠가 두 장에 1만 원꼴. 중저가 브랜드기도 하지만, 세일 상품이 많아 좋았다. 인민광장 앞에 자라 쇼핑몰이 있고, 그 밖에 남경대로, 정대광장(쇼핑몰) 등에 몰려 있다.

Best 3 볼거리

△상하이 해양수족관
◆황푸 강을 건너면 상하이가 한눈에~ = 상하이의 명물은 역시 동방명주탑. 이 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황푸 강이다. 상하이는 황푸 강을 사이에 두고 푸동과 푸시로 나뉘는데, 굳이 말하자면 푸동이 우리의 강남, 푸시가 강북이라 할 수 있겠다. 푸동이 새로 조성돼 현대적 건물이 많이 몰려 있다면, 푸시는 상하이의 역사가 간직된 곳이다. 우리로 치면 명동, 광화문 일대쯤? 와이탄 선착장에서 현지인들을 따라 배를 탔더니 요금이 2위엔(340원가량)밖에 안 되었다. 하지만 강을 건너며 바라보는 상하이의 전경은 그 이상이었다.

◆신기한 어종이 가득 ‘상하이 해양수족관’ = 상하이 가기 전부터 아이들이 가고 싶다고 1순위로 꼽은 곳이다. 우리 가족은 짠순이 짠돌이 기질이 있어 외국에 나가면 입장료 비싼 곳은 잘 안 다니는 편인데, 어른 요금이 우리 돈으로 얼추 2만3천 원, 어린이 요금이 1만5천 원을 조금 넘으니, 우리로서는 꽤 큰맘을 먹은 셈이다.

한데 표를 끊는 순간, 큰딸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이 녀석이 중국에서 몇 마디 안 되는 중국말로 몇 번 회화에 성공하더니, 한창 재미가 붙어 자기가 표를 끊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아이에게 표를 끊으라고 시켰는데, 어른 3장에 어린이 표 1장을 끊어온 것이다. 요금이 잘못됐다고 항의하자, 매표원 하는 말. 어린이라도 키가 140센티미터 이상이면 어른 요금을 내야 한단다. 눈물을 삼키며 입장한 수족관. 중국에만 사는 신기한 어종이 많고, 시설도 훌륭했지만 키가 커서 억울했다.   

미즈내일 강현정 리포터 sabbuni@naver.com

 

마일리지 가족 여행 노하우 

① 가족 합산 제도 신청 일단 항공사 홈페 이지에서 가족 합산 제도를 신청해야 한다. 그래야 쌓아놓은 마일리지를 가족과 공유할 수 있다.

② 항공사 이벤트 기간 활용 한국에서 일본과 중국으로 가는 코스의 경우 보너스 항공권 구입을 위해서는 3만마일이 필요하다. 동남아는 4만 마일, 미주나 유럽은 7만마일이 공제된다. 단 항공사의 이벤트 기간을 잘 활용하면 공제 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다. 

③ 완전 공짜라는 착각은 금물 마일리지를 공제한다지만, 완전히 공짜는 아니다. 유류 할증료와 세금은 따로 내야 한다. 게다가 중국 여행은 비자까지 발급받아야 하니, 1인당 4만 원가량 드는 비자 비용도 무시 못 할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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