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따뜻한 날, 책 냄새가 그리워 파주출판도시로 향했다. 각종 출판사와 인쇄소가 가득한 출판도시에는 예쁘장한 북 아웃렛이 제법 많이 들어섰다. 이곳의 매력은 재고 도서나 리퍼(서점에서 반품된 책을 재가공한 것) 도서를 30~50퍼센트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 여기에 헤이리를 닮은 듯 독특한 건물을 구경하거나 골목을 따라 봄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이제부터 파주출판도시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북아웃렛 세 곳을 소개한다.

 

 
SPACE ❶ 비룡소‘까멜레옹’
모던한 시멘트 벽에 나무 책장과 색깔 조명, 통창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어우러져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기분이 좋은 공간. ‘까멜레옹’은 도서출판 비룡소에서 내놓은 유·아동 도서를 만날 수 있는 북 아웃렛이다. 특히 예쁜 삽화가 가득한 그림책이 눈에 띄었다. 할인율은 신간 10퍼센트, 구간 50퍼센트. 기준은 출판 시기다. 18개월이 지났다면 구간, 지나지 않았다면 신간이다(신간과 구간의 기준은 모든 북 아웃렛이 똑같다). 여기에 별도로 3천 원, 5천 원 균일가 코너를 마련했다.

까멜레옹에서 만나 가장 반가운 사람은 존 버닝햄 할아버지. 올해 75세, 영국 3대 작가로 꼽히는 노작가는 홀딱 벗고 수영을 즐긴다는 서머힐스쿨 출신이다. 작품마다 편안한 그림과 따뜻한 색감이 넘쳐 인기가 많다. 친절하게도 까멜레옹에서는 전면 책장에 <우리 할아버지> <지각대장 존>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등 존 버닝햄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2층까지 이어지는 통로가 계단뿐이라는 것.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유모차를 접어서 가지고 올라가거나 아기띠를 활용해야 했다. 유·아동 도서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로서는 섭섭한 부분이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명절 휴관)
문의 031-955-4319(bir.co.kr)

 

 
SPACE ❷ 한길사‘책방, 한길’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문을 연 지 갓 3주가 지난 신참 북 아웃렛이다. ‘책방, 한길’에서는 35년간 한길사가 내놓은 주요 책들을 감상할 수 있다. 아동용 도서가 가득한 다른 북 아웃렛과 달리 예술 작가들의 전집이나 에세이, 화집, 여행 서적 등 성인용 책이 많다. 책장을 펼치면 밀라노와 파리, 일본이 등장하고 다시 책장을 펼치면 뒤샹과 샤갈을 만날 수 있다. 가격은 신간 10퍼센트, 구간 30퍼센트 할인하는데 고흐, 렘브란트 등 예술가들의 작품과 인생을 엿볼 수 있는 ‘Art&Ideas’ 시리즈는 50퍼센트 특가 판매 중이다.

책방, 한길은 멋스러운 공간 구성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상1층과 지하1층으로 구성되는데 그 사이가 뚫려 있어 마치 한 공간인 것처럼 소통이 가능하다. 여기에 책을 전시한 선반 배치가 기하학적이어서 책보다 건물 구경에 정신이 없는 공간. 조용한 클래식 음악과 조화를 이룬 벽면의 그림 작품은 생각지 못한 선물이다. 책 구경하러 왔다가 그림과 건물 감상에 푹 빠진, 분위기 좋은 북 아웃렛이다. 다만 갓 문을 열어서인지 30분 정도 머무르자 머리가 찌근찌근 아파왔다. 참 아쉽게도.

영업시간 오전 12시~오후 7시 (주말 오전 11시~오후 8시,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31-955-2061(hangilsa.co.kr)

 

   
 
SPACE ❸ 김영사‘행복한 마음’
책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다. 아동부터 어른까지 각자 입맛에 맞춰 다양한 책을 구입하기에 적당하다. 꽤 넓은 동네 서점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할인율은 신간 10퍼센트, 구간 35퍼센트, 전집은 40~50퍼센트다.

이곳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 전집류가 단연 강세. 할인율은 40퍼센트다. <우리 역사 만화> (총 12권) 7만1천300원, <기초 잡는 수학동화> (총 10권) 5만3천400원, <사각사각 책 읽기> (총 30권)11만7천 원 등으로 인터넷보다 10퍼센트 저렴하다. 단 <먼 나라 이웃나라> <식객>은 인터넷에서도 40퍼센트 할인해 가격 경쟁에서는 비슷하다.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전집류를 발견했으나 무거워서 망설여진다면 무료 배송 서비스를 활용할 것. 5만 원 이상이면 북 아웃렛에서 구경하고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행복한 마음’은 책도 다양하지만 편의시설이 마음에 들었다.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방과 창가 책상, 로비 휴식 공간, 깨끗한 화장실까지 온 가족이 읽다 놀다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참고로 아웃렛 회원으로 가입하면 현금 구입시 5퍼센트, 카드 구입시 3퍼센트 적립금까지 챙길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명절 휴관)
문의 031-955-3155(gimmyoung.com)

미즈내일 박지현 리포터 true100@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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