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만성 두통 VS 위급 두통

 

나이 들면서 달라지는 두통의 증상

올해 둘째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이혜숙(41)씨는 최근 심해진 두통으로 고생이다. 어디를 가든 손가방에 두통약 서너 알 챙기는 건 기본, 깨질 것 같은 통증에 응급실을 찾은 적도 여러 차례다. 사실 그의 두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 “둘째를 낳은 뒤 두통이 시작됐죠. 원인을 알려고 MRI까지 찍어봤지만 소용없었어요.” 요즘엔 뒷목까지 욱신욱신 쑤셔 몸살을 치르고 있다고. 이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스트레스에 따른 긴장성 두통.

긴장성 두통은 만성 두통의 하나로 특히 중년에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졌다. 주로 성격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이들에게서 나타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 뒷부분과 두피 밑에 있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뒷머리와 뒷목이 뻐근해진다. 머리가 조이는 듯 통증이 오는데 때로는 앞머리나 관자놀이에 통증이 옮겨져 종종 어지러움과 불안감, 우울감도 유발한다. 오전보다 오후에 심해지는 게 특징.

두통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다소 달라지는데, 긴장성 두통이 중년에 자주 발생한다면 머리 한쪽에서 시작해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는 편두통은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편이다. 성격이 꼼꼼한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가족력도 영향을 미친다. 반면 청장년층 젊은 남성은 일정 기간 동안 집중 발생하는 군집성 두통을 자주 호소한다고. 50퍼센트 이상이 수면 중에 군집성 두통을 경험하는데, 두통이 시작되면 눈 주위를 심하게 찌르는 듯 통증 때문에 눈이 충혈되거나 콧물, 눈물 등이 나오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주범인 중년의 두통! 그래도 이상 징후에 민감해야

중년 두통의 원인은 과로와 스트레스. 충분히 휴식하거나 숙면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종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하지만,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생활 태도나 습관 등을 바꾸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두통 증상이 평소와 다르거나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눈여겨봐야 할 증상은 구토, 의식불명, 경련 등이다. 이 경우 다른 질병에 의해 2차적으로 두통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두통을 동반하는 대표적 질환은 뇌종양과 뇌출혈, 신경계 감염 등이 있다.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할 증상별 연관 질환은 다음과 같다.

갑작스러운 두통 + 구토 + 의식 흐릿→ 뇌동맥류 출혈 의심

갑자기 극심한 두통에 구토와 더불어 의식이 흐릿해진다면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수막을 둘러싼 뇌혈관에 출혈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급격히 두통이 생기고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심하면 의식을 잃는데 부부 관계 시, 배변 시, 운동 시 등 예고 없이 찾아와 더욱 위험하다.

기상 시 심해진 두통 + 구토 + 한쪽 팔다리 부분 마비 → 뇌종양 의심

아침에 일어날 때 유난히 두통 증상이 심하거나 구토를 동반한다면 병원을 찾도록. 피로감과 시력 감소, 열, 기억력 쇠퇴, 한쪽 팔다리에 부분 마비도 두통과 함께 찾아오는 뇌종양의 증상이다. 특히 뇌종양은 초기 증상이 긴장성 두통과 유사해 주의해야 하는데, 차츰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두통 + 고열 + 목 부위 경직 → 급성 뇌수막염 의심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싼 수막 표면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심한 두통과 고열, 목 부위 경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구토와 오심, 근육통도 급성 뇌수막염의 증상이다.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혼수상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 상황이다.

안구 주위 두통 + 시력 저하 → 시신경염

안구 주위의 두통도 주의해야 할 증상. 특히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안구 운동 시 통증이 심해진다. 두통 증상이 심해지면서 시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이 질환의 특징.

섣부른 진통제 복용은 금물, 두통일기를 써라

머리가 욱신거린다, 띵하다, 무겁다, 조인다 등 두통은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상부터 느끼는 정도까지 모두 제각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문의들이 꼽는 두통의 원인은  300가지 이상!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진단 또한 쉽지 않다. 두통 증상이 있다고 섣불리 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위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는 “평소 습관적으로 두통약을 복용하면 만성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통제에 대한 내성만 생기기 십상이라는 얘기. 행여 질병으로 인한 2차성 두통은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도 있다.

그러니 잦은 두통으로 고생 중이라면 두통의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두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느 부위가 아픈지, 주로 언제 나타나는지, 증상은 어떤지 등을 체크해둔다. 이른바 두통일기를 작성하는 것.

별다른 이유 없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두통이라면 생활 습관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특히 긴장성 두통은 생활 습관만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즈내일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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