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즐기세요~
건물앞 ‘런치 페스티벌’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

 
클래식은 흔히 격식을 차리고 들어야 하는 고급음악, 딱딱한 음악으로 생각된다. 고가의 표를 구매하고 정장 차림으로 대규모 예술극장에서 숨소리조차 죽인 채 들어야 할 듯한 클래식. 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수를 치거나 하품이라도 하면 교양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단단히 각오하고 굳은 표정으로 들어야 할 듯한, 박수를 칠 때조차 다른 사람들의 타이밍을 살펴야 할 듯한 이런 어렵고 무거운 이미지 때문에 클래식은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져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클래식은 의외로 보편화돼 있다. 신화의 ‘TOP’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GOD의 ‘어머님께’는 요한 파헬벨의 ‘캐논’을 샘플링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도 클래식은 배경음악으로 흔히 쓰였다.

최근 구로구청이  ‘런치 페스티벌’을 개최해 G밸리에서 대중이 즐길수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클래식 현악악단인 ‘앙상블 선’은 구로구청이 추진하는 찾아가는 클래식 음악회의 핵심이다.

이들은 G밸리내 빌딩 로비와 야외무대에서 현악 4, 5중주를 선보이고 있다. 6월엔 키콕스와 에이스하이앤드1차에서 클래식과 탱고음악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앙코르를 요청받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7월 중에는 코오롱디지털타워빌란트1차(1일), 우림이비즈센터1차(8일)에서 12시 20분부터 1시까지 런치 페스티벌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G밸리의 문화적 갈증 해소하는 작은 축제
G밸리는 1만2천여개 기업에 13만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지만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구로공단이 첨단IT단지로 탈바꿈하며 기업은 앞선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지만 문화적 인프라는 7~80년대 구로공단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앙상블 선’은 G밸리의 이런 문화적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역할을 한다. 비올리니스트 정재희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클래식이 좀 더 대중화되고, G밸리 CEO와 근로자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작은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앙상블 선’은 2009년 콜레가토 앙상블로 창단했다. 이후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앙상블 선’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2010년 구로구에서 ‘학교로 찾아가는 음악회 시리즈’를 주최한 데 이어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마포아트센터에서 ‘청소년과 함께하는 실내악’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음악단체로 인정받으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앙상블 선’은 서로의 음악적 연결고리를 관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넓혀가고자 하는 뜻을 모아 10명의 단원이 모여 다양한 편성과 레퍼토리로 관객을 찾는다. 이번 런치 페스티벌에 함께하는 단원은 비올리니스트 정재희, 첼리스트 오지현, 제1 바이올리니스트 전진주, 제2 바이올리니스트 윤여진, 더블베이시스트 이정우 등 총 5명이다. 멤버 전원이 국내외 일류 음악대를 졸업한 실력파다.

이번 런치 페스티벌에서 이들은 다양한 종류의 교향악과 영화음악들을 선보인다. 정재희 씨는 “일에 지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짧게나마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곡 선정에도 신중을 기했다”며 “드라마나 영화, CF,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잘 알려진 음악들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의외로 클래식이 많이 알려져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잘 알려진 곡으로 편성해 진행한다는 것이 정재희 씨의 설명.

비발디, 모차르트에서부터 ‘사운드오브뮤직’, ‘시네마천국’, ‘여인의 향기’, 만화영화 ‘알라딘’ 등 잘 알려진 영화음악을 메들리로 편성해 친숙도를 높였다.

정재희 씨는 “점심만 먹고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공간에서 음악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공연”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클래식이 주는 휴식과 문화적 재충전, 흥겨움을 아울러 느끼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양한 음악장르 선보이는 런치 페스티벌
런치 페스티벌은 구로구청이 지난 2007년부터 매년 5~7월 중 개최하는 작은 음악 공연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짧지만 수준높은 공연을 선사함으로써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G밸리를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명소로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2007년에는 5인조 밴드인 파티 킹이 대중가요와 팝송을 선보였고, 현악 4중주단 유니콘 앙상블, 퓨전 재즈밴드인 뮤직 바이러스 등이 무대에 섰다. 특히 별愛별 밴드는 트로트 무대를 선보여 누구나 웃고 즐길 수 있는 재밌는 무대를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2008년에는 엠바이러스, 버블껌, 발랄라 러시아민속팀, 마리아치라틴, 에버 브라스 밴드 등이 재즈음악에서부터 멕시코의 흥겨운 라틴음악, 러시아의 민속음악 등을 선보여 흔히 볼 수 없는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정재희 씨는 “미디어가 많이 발전돼 있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대중음악에만 대중의 관심이 치우쳐 있는 게 안타깝다”며 “구로구의 런치 페스티벌을 통해 클래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래식이 찾아가는 음악을 넘어 관객이 찾아오는, 찾아듣는 음악이 될 수 있도록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혜진 기자 fri@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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