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액 증가세 … 공모펀드는 주춤


은행들이 소수 고객에게서 투자금을 모집해 비공개로 운용하는 사모펀드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고객들이 자신의 투자 성향을 잘 반영하는 사모펀드를 선호하고, 은행들도 투자 손실이 나도 고객 항의가 적은 사모펀드를 먼저 추천하는 때문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민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액은 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500억원의 두배다.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2조10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93억원(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잔액은 2조2738억원(15.8%) 감소했고, 단기형 머니마켓펀드(MMF)도 5898억원(11.6%) 줄었다.

하나은행의 올해 1~5월 사모펀드 판매액은 38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1% 늘었다. 이 기간 동안 공모펀드 판매액은 4000억원(5.6%) 감소했다.

사모펀드는 투자자가 49명 이하로 제한되고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투자권유를 할 수 없어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주거래 고객인 자산가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해 펀드를 구성한다. 최저 가입액은 제한이 없지만 대체로 1인당 5000만~1억원 정도 투자한다.

사모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대상 선정 때 고객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데다 고객 의사에 따라 투자대상을 변경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세계적 금융위기 전 공모펀드 대중화로 1가구 1펀드 시대가 도래 하자 은행 PB들은 한동안 사모펀드를 외면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후 펀드 투자로 손해를 본 공모 펀드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르자 PB들은 다시 사모펀드 판매를 우선시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3월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부 은행에 펀드 손실금액의 25%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사모펀드는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불특정다수의 개인을 상대로 판매되는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상 제한이 적고 목표 수익률 달성이나 과도한 손실 발생으로 펀드를 청산할 필요가 있을 때 투자자들로부터 동의를 얻기도 쉽다.


내일신문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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