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쪽 출혈이냐, 뒤쪽 출혈이냐에
질환 여부 판가름?
흔히 코피라고 말하는 것의 의학 용어는 ‘자발성 비(卑) 출혈’이며, 코 앞쪽에서 발생하는 출혈이 대부분이다. 콧구멍의 앞쪽 밑부분(키젤바흐부위)은 점막이 비교적 얇고 혈관이 풍부해 작은 충격에도 출혈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 그래서 코를 심하게 후비거나 격렬한 재채기만으로도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자발성 비 출혈은 어린아이와 20세 전후의 젊은 층에 많고, 여자보다 남자에게 잦으며, 출혈 점을 찾아 눌러주면 쉽게 지혈되지만 자주 재발하는 것이 특징.

동원미즈한의원 김진혁 원장은 “아이들에게 나는 코피는 콧속을 손으로 만져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특히 알레르기성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아이들은 코가 막히거나 간지럽기 때문에 유난히 코를 잘 후비고 코피도 자주 흘린다. 이런 아이들은 대개 눈 밑이 약간 검게 변하는데, 비염으로 인해 눈 밑 엷은 피부에 몰린 혈액이 다크 서클 형태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비강의 후방부에서 나오는 출혈은 동맥경화나 고혈압이 있는 40~50대에서 많이 일어나는데, 일반적으로 고령자의 출혈은 중대한 질병의 징후일 때가 많다고.

또 콧속 후방부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출혈 점을 놓쳐 지속적인 출혈로 고도의 빈혈이 올 수도 있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의의 의견이다. 질환에 따른 것이라도 유전성 출혈성 모세관 확장증이나 혈액질환이 있는 환자는 코점막의 전방 부위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것이 다르다.

 

코피로 병을 알 수 있다?
한 번이라도 코피가 심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고혈압, 혈액응고 장애 등의 전신 질환이 있을 경우 자주 발생한다고 연세이비인후과 이기호 원장은 설명한다. 

“백혈병이나 출혈성 질환, 고혈압, 약물 등에 의해 코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코피가 너무 자주 나면 혈액검사를 해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

이와 함께 출혈량이 많거나 다른 신체 부위에도 출혈이 있을 때, 입으로 피를 토할 때, 안색이 창백해지고, 전신에 힘이 없으며 머리가 어지럽고 의식이 흐려질 때, 식은땀이 나고 혈압이 내려가는 등의 증상과 함께 코피가 나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후방 출혈은 출혈 부위를 철저하게 찾아서 지혈하는 것이 중요하며, 잦은 코피와 두통이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와 신경과 전문의의 협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자발성 비 출혈에 의한 코피라도 횟수가 잦거나 양이 많으면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동원미즈한의원 김보영 원장은 “알레르기성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아이들은 치료를 통해 콧속과 상악동의 순환을 개선해주면 코 주변과 눈 아래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코피도 없어진다”고 조언한다.

 

코피, 약물치료로 다스릴 수 있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어린이는 비강의 점막이 약한 편. 이 경우 비중격(코 가운데 칸막이)의 앞쪽, 혈관이 많은 부분에서 피가 나는데, 그 부위 점막이 헐어 혈관이 노출되었거나 혈관이 부푼 것이 보일 때는 약물이나 전기로 혈관을 지져서 치료한다고 서울아산병원 측은 설명한다. 전반적으로 점막이 헐었으면 점막이 건강해지도록 습기를 충분히 제공하고, 테라마이신 안연고를 코안에 발라주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김진혁 원장은 한의학적으로는 상체에 열이 많고,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이 코피를 자주 흘린다고 설명한다.

“속 열을 풀고 기혈 순환을 도와 면역력을 강화하는 서각지황탕이나 폐의 기운을 튼튼히 하여 면역력을 증강하는 보중익기탕 등을 먹이면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코를 후비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미즈내일 유병아 리포터 bayou84@naver.com

 

코피 극복하는 생활 수칙

❶ 코피 나면 머리 젖히지 말고 숙여라  코피가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목을 젖히는 것은 잘못된 방법. 앉은 자세로 머리는 살짝 숙여 혈액이 입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코피가 난 뒤에는 몇 시간 동안 코를 세게 풀지 않는다.

❷ 콧구멍 막기보다 눌러서 지혈하라  탈지면으로 콧구멍을 어설프게 막으면 계속 출혈이 일어난다. 지혈이 될 때까지 코 양측을 눌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❸ 비염에 따른 코피라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라  알레르기성비염은 방치하면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조기 치료가 효과가 좋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손을 잘 씻기고 손톱을 짧게 깎아주며, 애완동물과 꽃을 멀리한다.

❹ 적정 습도와 먼지 없는 실내 환경을 유지하라  실내가 건조하거나 먼지가 많으면 코에 좋지 않다. 코와 호흡기에 쾌적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가습기를 사용한다. 꽃과 털옷은 피하고, 청소할 때도 쓸거나 터는 대신 걸레로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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