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전무송씨의 딸이자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으로 데뷔한 아역 스타 출신 탤런트 김진만씨의 아내로도 알려진 배우 전현아씨. 에너지 넘치는 그녀가 공연계의 사각지대인 10대를 위한 공연에 나섰다. 탄탄한 내공과 연기력을 갖춘 그녀가 보여주는 색다른 무대는 어떤 빛깔일까. 

 

 
아버지 후광?
‘2세 연기자라’는 꼬리표는 그만!
일찍이 유명한 아버지 덕에 많은 관심을 받아야 했던 배우 전현아(39)씨. 아버지의 후광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것 같지만, 스스로 갈고 닦으면서 많은 내공을 쌓은 배우다. 고등학교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그녀는 재수할 때 연기자의 꿈을 품었다. 지금 생각하면 불행일 수도, 다행일수도 있는 일이다. 연극영화과에 합격했고, 연기를 전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야금을 연주할 줄 아는 배우가 필요하다는 소식이 날아온다. 오디션을 보고, <춤추는 가얏고>에 당당하게 주인공으로 캐스팅된다. 이후 1994년에는 S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한다.

“연극에서는 늘 주인공만 맡았기 때문에 제가 정말 공주인 줄 알았어요.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주인공 대신 양념 역할을 해야 하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속상할 수도 있는 일이죠. 하지만 <토지>나 <여인천하>의 제 모습은 기억해도 연극에서 이미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그만큼 제가 연극 작품에 녹아들지 못했구나 생각했죠. 어떤 역할이라도 몰입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전현아씨는 최근에 어느 정도 연륜과 경험이 쌓여야 한다는 1인극에 도전한다. 성장 배경, 성격, 관심이 판이한 ‘쉬반’과 ‘숀’이라는 두 10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연극 <쉬반의 신발>이다. 이 작품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10대를 위한 연극이라는 것. 사실 공연·문화계에서 10대를 위한 연극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현아씨가 <쉬반의 신발>에서 보여줄 변화무쌍한 캐릭터 26개는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까? 성숙한 연기로 대한민국 10대를 감동시킬 언니, 누나는 어떤 생각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연극이다 보니 처음에는 무대에서 실수한다고 해도 누가 알아보겠냐며 안이한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하루 8시간 이상 맹연습을 하면서 극에 몰입하다 보니, 성인극보다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정이 필요하더라고요. 청소년 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가 많잖아요. 아이들의 생각을 알고 그 아이들과 공감하고 싶어요. 친누나, 친언니 같은 감정과 태도로 말이죠.”

 

남편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외조 종결자
배우지만 엄마이자 아내. 공연을 준비하면서 신경을 못 써서 미안하다. 늘 최선의 외조를 해준다는 남편. 전현아씨의 남편은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의 아역 배우로 지금의 아이돌 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린 탤런트 김진만씨.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해 결혼 9년 차면서도 신혼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해 다른 부부들의 질투를 샀다. 김진만씨는 아내에게 불러준다는 엄청나게 긴 애칭을 공개해 닭살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남편은 항상 든든한 지원자예요. 제가 요리를 못하니까 어느 날은 김치 하나만 가지고 식사하면서도 잔소리를 안 해요. 아! 시어머니가 아시면 큰일 나는데? 어쩌죠? 하하. 아역 탤런트 출신이다 보니 옷도 스스로 코디하고, 제가 할 일이 별로 없어요. 언젠가 선배님 한 분이 저더러 결혼을 아주 잘했다고, 시어머니께 잘하라고 하시더군요.”

가만히 듣다 보니 남편 자랑이다. 그녀가 얄밉지 않은 이유는 가식 없는 태도와 말투 때문이리라. 아들 태윤(4)이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함이 더 느껴진다.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요즘은 별로 못 쳐요.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서 그런 것 같아요. 만날 학원 갈 시간에 다른 곳에 가고요. 하하. 태윤이가 이제 네 살이어서 유치원에 보내려고 여기저기 가봤는데 가기 싫어하더라고요. 무엇이든지 아이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해주려고요.”

전현아씨도 엄마다 보니 옆집 엄마처럼 영어 교육도 걱정되고, 한글 떼기도 신경 쓰인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주는 것도 남편. 지금은 체험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모든 계획을 짜고 홈스쿨링을 책임지고 있다. 전현아씨는 남편 복 제대로 많은 사람이다. 주입식 교육보다 아이들 감성과 정서가 중요하다고 결론 내린 전현아씨. 최근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뮤지컬을 중심으로 한 예술 통합 교육을 시작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뮤지컬을 하느냐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 그녀가 연극에서 표현하듯이 이 시대의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다.

미안한 얘기지만 전현아씨는 리포터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예뻤다. 거기에 겸손하고 배려심이 가득하다.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신은 반짝반짝 빛난다. 현재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기 때문이리라.


미즈내일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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