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뚜렷한 질병이 없는데도 갑자기 주의가 산만해져 학습 능력이 떨어졌다면? 신경질과 복통, 두통,
이유 없는 불안 증세를 보이면서 작은 일에도 힘들어하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면 소아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른의 전유물로 여기던 만성피로, 아이들에게 생기는 원인은 뭘까? 

 

소아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아이들에게 ‘만성피로’는 학습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느낄 수 있는 환경적 요인(예 : 부모의 불화)이 있거나 욕구불만 등의 스트레스도 소아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 이런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성장하면서 쉽게 좌절하는 소심한 성격이 되기 쉬운 것은 물론, 집중력과 이해력 이 떨어져 성적 저하나 교우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김영훈 원장은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애착이 자녀의 만성피로 증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소아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을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1 수면 부족  대뇌 뉴런은 일정 시간 이상 계속 자극을 받으면 반응하지 않는 불응기가 된다. 이 불응기는 지친 대뇌 뉴런을 쉬게 해주는 시간. 수면은 뇌가 계속 자극을 받아서 피로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면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또 수면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견고하게 하는 시간. 충분히 자야 기억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매번 공부하고 자는 것이 기억에는 가장 좋으나,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루 한 번 푹 자는 것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수면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잠자리 들기 전에 그날 공부한 핵심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본 뒤 그 자료를 머리맡에 두고 잠든다. 잠에서 깨어나면 전날 밤에 본 자료를 다시 한 번 살펴본다.

2 아침밥을 거르는 일  아침밥을 굶으면 에너지가 부족해져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도 부족해진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뇌는 포도당도 필요로 하는데, 포도당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둔화된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에도 포도당이 있기는 하지만, 분해 속도가 빨라서 뇌에 일정한 농도의 포도당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이 경우 아이의 뇌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에너지가 넘치다가 일시에 빠져나가고 뇌가 상당히 예민해지며 쉽게 피로를 느낀다. 당연히 아이는 짜증을 내고 부산스러워지며, 나아가 학습 효율까지 떨어진다. 

3 자세 불량  TV, 컴퓨터, 게임기를 사용할 때 목을 빼고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이때 머리 무게가 뒤쪽으로 쏠려 뒷목과 어깨 근육이 굳는다. 머리로 올라가는 동맥과 근육 속의 모세 혈관이 압박을 받아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집중력 저하를 불러일으키는 것. 잘못된 자세를 지속하면 골반이 틀어지거나 특정 부위의 근육만 굳어 몸의 좌우균형이 깨지게 마련이다. 결국 소화 장애로 이어지고, 근육이 쉽게 뭉쳐 피로가 누적된다.

4 스트레스 과다  학원, 과외 등 일찍부터 시작되는 사회생활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현실 조절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소화해낼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면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소아만성피로증후군 사례를 조사해보면 여러 학원에 다니거나 학습적인 부담을 받는 이들이 다수였다고. 극심한 스트레스는 면역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기력을 잃기 쉬우니 유의해야 한다.

5 알레르기성 질환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은 수면 중 호흡을 방해하거나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한다. 아이들의 숙면은 성장호르몬 분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이런 요인으로 숙면을 못 하면 피로가 누적돼 성장에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또 비염은 집중력을 방해하고, 아토피는 외모에도 영향을 주는 등 스트레스로 작용해 피로가 쌓이는 원인이 된다.

 

소아만성피로증후군 해결책은?
소아만성피로증후군을 해결하는 첫 열쇠는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는 것. 과도한 스케줄이나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조속히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학생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 이때는 아이에게 하루 30분정도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여기에 힘들어하는 아이의 처지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부모의 자세가 중요하다.

두부나 견과류 등 두뇌 식품을 즐겨 먹는 것도 해결 방법.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물론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비염, 아토피피부염 치료도 중요하다. 이런 질환은 만성피로뿐만 아니라 제3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자신감 결여 등의 심리적 문제까지 불러올 수 있으니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도움말 김영훈 원장(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유길성 원장(서대전 함소아한의원)

 

소아만성피로증후군 체크리스트
01
  소화가 안 되고 잦은 복통을 
 호소하거나 설사를 한다.  ☐
02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에 진전이 없다.   ☐
03  하루 종일 무기력하며 자주 짜증을 낸다.   ☐
04  밤에 자주 뒤척이고 잠을 깬다.   ☐
05 갑자기 소변 실수를 한다.   ☐
06 아침에 잘 못 일어난다.   ☐
07  감기에 자주 걸리고 2주 이상 간다.   ☐
08  이유 없이 과격한 행동을 보이거나   
  갑작스런 성격 변화를 보인다.  ☐
09  집에 돌아오면 금세 지치고 누워 있으려고 한다.  ☐
10  또래보다 작거나 가볍고, 성장 발육이 느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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