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한 번꼴로 두부를 산다는 주부 A씨. 최근 들어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두부도 유기농 제품을 선택하는데, ‘유기농’이라는 이름만 보고 집어든 제품의 재료를 보니 중국산! 비교적 저렴하면서 질 좋은 고단백 식품인 콩나물과 두부의 재료조차 국내산 유기농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까닭은 뭘까? 유기농 콩 제품을 선택하기 위한 정보를 모았다.

 

유기농 두부, 국내산은 없다?
달걀, 우유, 두부, 콩나물 등은 소비가 많은 식품. 그중 콩나물과 두부 등은 서민이 많이 찾는 대표적 식품이다. 콩은 식물성단백질로 질 좋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으면서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단연 인기다.

자녀를 위해 콩 제품을 자주 구입한다는 주부 김원형(32·서울 서초구 반포동)씨.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 유기농 두부를 구입했다가 재료의 원산지가 ‘호주’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바로 옆에 국내산 콩이라고 적힌 제품이 있고, 제가 산 두부 포장지 전면에 유기농이라 쓰여 있어서 우리나라 것인 줄 알았다니까요.” 김씨는 이제 두부도 수입산 콩을 사용하니 굳이 유기농 고집하지 말고 국내산 일반 제품을 구입하는 게 낫겠다고 말한다.

국내산 유기농 우유와 과일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데 콩을 원료로 하는 두부나 순두부, 콩나물 등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브랜드 ‘종가집’ ‘풀무원’ ‘행복한 콩’ ‘자연촌’의 제품을 보면 국내산 유기농 콩을 재료로 한 두부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CJ제일제당에서 만드는 ‘행복한 콩’은 국내산 일반 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과 호주산 유기농 대두 가루를 사용하는 유기농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상FNF에서 만드는 ‘종가집’두부도 국내산 일반 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과 호주산 유기농 대두 가루를 사용하는 유기농 제품이다. 풀무원은 국내산 일반 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과 중국산·호주산 유기농 콩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촌’에서도 중국산 유기농 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과 국내산 일반 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이 나온다.

반면 콩나물은 친환경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풀무원’에서 유기농 국산 콩나물과 국산 콩 무농약 콩나물을 판매하며, ‘행복한 콩’에서도 친환경 콩나물을 판매한다. 하지만 콩나물 제품 또한 국내산 유기농 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이 많이 시판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산 재료 유기농 수요 많지만
공급 턱없이 부족
국내산 유기농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데 굳이 수입산 유기농 재료로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뭘까? 풀무원 홍보팀 박승필 팀장은 “제품을 원활히 만들 만큼 국내산 유기농 콩 생산량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A사의 제품개발팀 관계자는 “유기농 콩의 생산량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제품 가격을 보면 답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A사 제품의 경우 중국산 콩을 원료로 하는 두부는 300g에 1천350원이고, 국산 콩 두부는 2천760원쯤으로 두 배 가격이다. 호주산 유기농 콩을 원료로 하는 두부는 300g에 3천 원꼴이다. 국내산 유기농 콩을 원료로 두부를 만든다면 300g 제품 하나에 6천 원은 받아야 하는 계산이 나오는데, 두부 한 모에 6천 원이라면 소비자나 공급자 모두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 B사의 유기농 국산 콩나물이 270g에 2천300원이고, 국산 콩 무농약 콩나물이 1천900원인 반면, 일반 콩나물 400g에 1천 원인 것을 감안하면 더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유기농 수입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는 어느 정도일까? L마트 신선식품 담당 윤선금씨는 “유기농 제품을 권유하면 원산지가 어딘지 묻고, 수입산이라고 하면 국내산 일반 제품으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풀무원 박승필 팀장은 자사에서 생산하는 두부는 국내산 콩 제품과 유기농 제품의 판매율이 6:1 정도라고 덧붙인다.

“양질의 유기농 제품이라도 소비자는 국내산 일반 제품을 선호한다는 얘기죠.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호주산 원료로 바꾸고 있는데, 국내산에 대한 선호는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산 유기농 콩 제품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 소비자가 인증 마크나 원산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안전한 먹거리를 구입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한다.


미즈내일 유병아 리포터 bayou84@naver.com

 

인증 마크부터 확인하라!
국내 농산물과 가공식품 관련 안전한 먹거리로 공인된 인증 마크는 3~4개. 대표적인 것이 한국전통식품 인증 마크, 로하스 인증 마크, HACCP 인증 마크다. 이 마크가 있는 제품은 일단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
먼저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해서 한국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생산한 우수 제품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부여하는 한국전통식품 인증 마크는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의 장류와 국내산 두부 제품에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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