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발전 전략 수립, 추진할 '싱크탱크' 구성하라
정부가 투자한 하드웨어적 기업 지원 인프라 기대 어려워 … 휴먼 인프라로 난관 돌파해야

dvn<감탄시대>는 창간 2주년을 맞아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발전을 위한 미니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기획기사는 <G밸리 ‘가치혁신’ 제안> 시리즈로 모두 6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기획기사 연재 순서
1. 싱크탱크를 구성하라
2. 기업 네트워크 강화
3. 민간중심 산학연 모델 창조
4. 글로벌 업 프로그램 개발
5. 새로운 G밸리 문화 창조
6. G밸리 공동체 형성


오는 12월 14일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가 옛 구로공단에서 명칭을 바꾼 지 11주년인 날이다. 그동안 G밸리는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큰 변화를 겪었다. 봉제, 섬유, 인쇄 등이 주축이던 입주기업이 IT관련 업종이 80%에 달할 정도로 크게 변했고 중소벤처기업 집적 건물인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100여개에 입주 기업이 1만823개사(2011년 6월말 기준)에 달해 세계 최대 기업 밀집지로 변모한 것이다.

G밸리 기업체 수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기업 집적지도 4000개 기업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4000개, 보스톤 3000개, 시애틀 2500개, 솔크레이크시티 2100개, 텍사스오스틴 1750개 기업이 모여있고 유럽엔 영국 캠브리지에 1150개, 프랑스 소피아 앙트폴리스에 1150개 기업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 수에선 G밸리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3배 가량 많다. 더구나 실리콘밸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반도 팰러앨토시(市)에서 새너제이시에 걸쳐 길이 48km, 너비 16km 띠 모양의 넓은 지역에 기업이 입주해 있다면 G밸리는 1,981,552㎡(약 60만평-구로구 구로3동, 금천구 가산동)에 불과한 좁은 지역에 많은 기업이 입주해 있다. 밀집도에선 1000배 이상인 셈이다. 

 

하드웨어보다 휴먼 인프라가 중요
이처럼 많은 기업이 밀집해 있지만 G밸리의 기업 지원 인프라는 대단히 취약한 실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기업뿐만 아니라 스탠퍼드대학·버클리대학·샌타클래라대학 등 명문대학이 있고 연구소 및 벤처 기업 육성, 지원 기관 등이 밀집해 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강력한 세제 혜택 등 기업 활동 인프라가 탄탄히 구축돼 있다. 애플, 구글, 휴렛패커드, 인텔 등 세계 최고 기업이 탄생한 배경이다.

반면 G밸리는 1만823개 기업이 밀집해 있으면서도 기업 활동 인프라가 확충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에 여러 명문대학이 있지만 G밸리 기업과 협력사업 성과는 미미하다. 게다가 연구 기관은 오히려 지방으로 이전해 G밸리를 떠나고 있다. 세라믹 연구원, 한국산업시험연구원(KTL) 등이 향후 1~2년 사이에 지방으로 이전한다. 심지어 한국산업단지공단조차도 본사를 2013년에 대구로 이전한다. 물론 벤처캐피탈, 글로벌 마케팅 지원 등 다른 기업 지원기관도 취약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G밸리에선 기업지원 인프라가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수도권 과밀억제 정책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예산이 많이 필요한 기관 유치, 건물이나 시설 확보 등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1만823천개 G밸리 기업발전을 위한 해법으로 먼저  ‘싱크탱크’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G밸리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민간중심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다른 기업지원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와중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I)은 중소기업 근접지원을 위해 G밸리에 입주할 계획이다. 지방에 비해 우수 인재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 KISTI의 지식정보 인프라와 서울에 풍부한 민간 전문가 그룹, 대학의 연구인력을 융합한 싱크탱크를 구성하면 하드웨어적 인프라보다 강력한 휴먼 인프라를 구축할 수도 있다.

정부 정책변화를 기다리기보다 민간 기업이 앞장서 여러 전문가 집단을 융합한 ‘싱크탱크’를 구성, 휴먼 인프라를 탄탄히 한다면 G밸리는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은연 기자 boolshim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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