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플라자•창업스쿨서 ‘제2 인생’ 시작

 
은퇴자들은 제2의 인생을 꿈꾼다. 하지만 은퇴자 대부분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를 떠난다. ‘오륙도’ ‘사오정’으로 상징하듯 은퇴시기가 빨라지면서 한참 일할 나이인 40~50대 퇴직자도 상당하다.

가장인 이들에게 직장은 생명과도 같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성공보다 실패율이 더 높다.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창업스쿨’과 ‘시니어 비즈플라자’는 이들에게 창업과 재취업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있다. ‘제2 인생’을 설계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창업스쿨에서 교육받은 816명 중 28.2%인 230명(올해 11월말 기준)이 창•취업에 성공했다. 비즈플라자의 경우 11월 현재 일평균 28명이 방문하고, 5.4명이 상담을 받고 있다.


 
◆대기업 출신의 창업 이야기 = 류윤석(56세)씨는 올 7월 창업했다. 분야는 실내조명. 류씨는 LIG넥스원에서 20년간 연구개발을 했고, 방위산업체 중소기업에서 10년간 근무했다. 2010년 말 정년퇴직한 류씨는 경력을 활용해 일을 계속하고 싶었다.

정부지원을 받아 창업할 방도를 찾던 중 중소기업청 창업 지원사업을 접했다. 그는 거주하는 수원시 시니어 비즈플라자에 올 6월 입주했다.

수원시 시니어 비즈플라자에 입주한 류씨는 총괄매니저를 비롯한 전문가들에게 상시로 창업절차, 사업계획서작성법, 자금조달방법, 경영 등 창업관련 조언을 받았다.

류씨는 비즈플라자에 사업장을 차렸고, 비즈플라자 회의실을 조명등 실험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 전문가 상담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과 교류를 통해 경영방식과 업계정보 등을 나눌 수 있는 창업인맥을 갖게 된 것이 큰 소득이었다.

현재 창업초기로 매출은 거의 없지만 그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개발한 조명기구가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전등은 하나의 색 온도만을 가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류씨 제품은 색온도 제어기술로 실내에서도 생체리듬에 맞게 다양한 빛을 조절할 수 있다. 

 

◆6월에 창업, 500만원 매출 = 김윤희(41)씨는 올 6월에 창업, 500만원 가량의 월매출을 올리고 있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아직은 김씨가 회사 대표이자 직원이지만 이후엔 직원도 채용 할 계획이다.

홍익대학원 재학시 무대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낯선 체코에 유학을 간 김씨는 체코 공연물들을 한국에 소개 등 한국과 체코 공연예술과 문화, 통번역 서비스를 하는 셀파프로덕션을 9년 동안 운영했다.

하지만 경영악화로 하던 일을 접고 삼성전자 슬로바키아법인에서 5년간 홍보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전자 근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체코문화를 자세히 알게 됐고, 크리스탈 사업 관계자들도 만났다.

올 2월 귀국한 그는 체코 인맥과 정보를 바탕으로 크리스탈 수입판매 사업을 구상했다. 체코 크리스탈은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데다 대기업영역이 아니어서 안정된 영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사업구상이 구체화 되면서 전문교육과 조언이 필요할 시점에 시니어 창업스쿨을 알고 한국창업진흥원 소호무역과정에 등록, 올 5월에 수료했다. 김씨는 “교육을 통해 사업계획서 작성, 경영전략 등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수료생과 20여회 이상의 만남으로 견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고 만족해 했다.
 


◆경력부족 보완해 창업 = 제일제당, 진미식품 등 식품유통업 분야에서 23년 근무했던 함준호(51)씨는 회사 퇴직전부터 식자재관련 창업을 고민했다. 농촌 잉여제품을 도시와 연계해 판매하는 방식의 도농연결 돌다리기업을 결심했다.

함씨는 좀더 사업을 체계적이고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해 시니어 창업스쿨 ‘아이디어형 교육’ 과정에 등록했다. 그는 수료 후 5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준비해 올 1월 창업했다. 현재 월매출은 500만원으로 내년에는 직원을 고용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보험업 분야에서 20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김영근(60)씨는 자동차부품업체를 창업했으나 경력부족으로 실패했다. 이후 (사)한국해비타트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통해 경력을 쌓는 한편 ‘시니어창업스쿨’을 통해 지역기반비즈니스 과정을 수료했다.

김씨는 올 2월 창업에 성공. 4명을 고용하고 현재 월평균3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에서 25년을 근무하면서 경력을 쌓은 이동호(49)씨는 퇴직 후 영업경력을 활용해 의료기기 판매업을 창업하기로 하고 의정부 시니어 비즈플라자를 방문해 상담했다. 비즈플라자의 도움으로 올 7월 창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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